[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우리 일상 속에서 사라져가는 공중전화. 여러 사람들이 동전이나 카드를 넣고 이용하는 공중전화는 1990년대 중반까지 최고의 통신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1990년대 후반 개인 휴대폰(이동통신)의 등장과 함께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휴대전화 보급률이 99%가 된 지금은 거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발길 끊긴 서울시내 공중전화 부스. |
공중전화 운영업체 KT링커스에 따르면 20년 전인 2002년 기준 14만여 대였던 공중전화 부스는 현재 전국적으로 2만 7천여 대가 남았다.
휴대전화 대중화로 공중전화 이용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
시민들의 발길 끊긴 공중전화 부스는 긴급 상황 및 재난 대비를 위해 여전히 우리 곁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와 전기 이륜차 충전소 시설 외에도 현금인출기, 공기질 측정기, 안심부스, 에어샤워기 등 다양한 용도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로 변신한 공중전화 부스들. |
ZOOM 1. 전기 자동차 충전소
서울 영등포구에 설치된 전기 자동차 충전소 결합 공중전화 부스. |
전기차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시민들과 운송업 종사자, 택시 기사 등이 자주 찾는 전기 자동차 충전소는 서울 시내 기준으로 현재 1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충전소를 찾은 한 시민은 "잊혀진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를 자주 이용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주변에 더 많은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ZOOM 2. 전기 이륜차 충전소
서울 구로구에 설치된 전기 이륜차 충전소 결합 공중전화 부스.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배달 수요 증가로 전기 오토바이가 늘어남에 따라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충전소도 현재 17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모빌리티 시대에 발맞춰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충전소를 중심으로 공중전화 부스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ZOOM 3. 에어샤워기 방역부스
서울 중구에 설치된 방역부스 결합 공중전화 부스. |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이 중요해지면서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에어샤워기 설치로 시민들의 간이 방역소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방역부스는 서울 3개소, 수원 3개소가 설치돼 있다.
ZOOM 4. 현금인출기(ATM)
서울 동작구에 설치된 현금인출기 결합 공중전화 부스. |
직장인들의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고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ATM기가 전국적으로 현재 500여 대가 운용돼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ZOOM 5. 안심부스 & 공기질 측정기
서울 종로구에 설치된 안심부스&공기질 측정기&ATM기 결합 공중전화 멀티부스. |
묻지마 범죄 등의 위급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인 '안심부스'와 미세먼지 농도 측정 및 데이터 분석을 목적으로 한 '공기질 측정기' 등이 결합된 멀티부스도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ZOOM 6. 뉴트로풍 부스
서울 종로구에 설치된 뉴트로풍 공중전화 부스. |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인 뉴트로(Newtro)에 걸맞게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 공중전화 부스는 시민들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ZOOM 7. 무인 도서관
서울 성북구에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한 무인 도서관. |
공원에 마련된 공중전화 부스형 무인 도서관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과 피로를 치유해 주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소인 공중전화 부스가 이처럼 현대의 기술과 접목되어 다시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자리해 각종 편의 시설을 추가하기 좋은 공중전화 부스. 앞으로도 시대에 맞게 진화하면서 잊혀가는 '애물단지'가 아닌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소로서 시민들의 '보물단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2.11.18 mironj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