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친화적인 동네토박이 보안관
순찰차 진입불가한 구석구석 순찰
"존재만으로 안전함 느껴...확대 필요해"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밤마다 이분들(안심마을보안관)이 반갑게 인사해주신다. 경광봉을 들고 동네 구석구석 순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밤길이 무섭지 않다."
경광봉을 들고 순찰차가 갈 수 없는 골목골목을 누비는 '안심마을보안관(이하 보안관)'은 주민들에게 '반가운 이웃'이자 든든한 '동네 안전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게다가 최첨단 ICT 기술이 접목된 통합관리시스템의 효율적 안전점검 및 보고체계는 '신속한 안전'을 가능케 했다. 이들의 순찰은 늦저녁부터 주민들이 뜸한 새벽까지 이어졌다.
21일 사방이 어두컴컴한 밤 9시 청파어린이공원. 멀리서도 눈에 띄는 노랑 제복을 입은 4명의 보안관들이 모여 팔·다리를 쭉쭉 펴고 있었다. 준비운동을 마친 보안관들은 간단한 지시사항을 전달 받고 2인 1조로 쪼개져 본격적인 순찰에 돌입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골목길 순찰 중인 마을안심보안관들 2022.11.22 mrnobody@newspim.com |
◆'동네토박이' 보안관, 1인가구 밀집지역 순찰 및 안전점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안심마을보안관은 1인가구 및 여성 등 밤길 안전취약계층을 위해 실시된 사업이다. 주요 업무는 1인가구 밀집지역 ▲범죄예방 ▲생활안전대응 등 크게 두 가지로 남·녀 구분 없이 주로 주변 지리에 익숙한 지역 주민을 선발한다. 현재 15개 자치구에서 운영 중이며 내년 20개 자치구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순찰은 빅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안전취약지대를 기점으로 구축된 동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보안관들의 순찰은 출근과 동시에 운용관리앱에 의해 실시간으로 관리됐다. 순찰 중 발견된 특이사항들을 실시간으로 보고해 필요한 경우 경찰 출동까지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는 '민관협업' 체계였다.
"여기 골목이 좀 어둡고 위험하다. 그리고 저쪽 구석에 주취자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구역장을 맡고 있는 김창환 보안관(50대)은 용산 토박이로 눈감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동네 구석구석을 훤히 꿰고 있다. 그는 어두운 골목 여기저기에 손전등을 비추며 혹시나 보이지 않는 주취자나 시설 문제가 있는지 살폈다.
김 보안관은 "이렇게 제복을 입고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실에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제는 주민들이 만나면 '고맙다'고 하고 식당 주인들은 음료수를 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뿌듯해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스마트보안등 점검 중인 안심마을보안관 2022.11.22 mrnobody@newspim.com |
늦은밤 청파동 골목길은 어둡고 외진 안전취약지대임에도 너무 좁아서 순찰차가 다니기 힘든 환경이었다. 특히 근처에 숙명여대를 다니는 자취생들이 많아 범죄에 노출되기 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고지대에 위치한 오래된 동네라서 그런지 노후한 구조물이나 가파를 경사 등 위험 요소도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밤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보안관 덕에 안전함 느껴"
2년째 청파동에 거주 중이라는 정모(30대) 씨는 "역에서 집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데 야근하고 어두울 때 집으로 오는 길이 골목이고 후미져서 좀 무서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경광봉을 든 보안관분들이 매번 만나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셔서 순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덕분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두 자녀의 어머니인 한모(50대) 씨는 "중3인 딸이 학원 갔다 오는 시간이 항상 늦은 저녁이라서 걱정됐었는데 보안관분들 덕분에 안심이 된다"며 "이런 사업들이 많이 알려지고 여러 곳으로 확대돼야 자식 가진 부모들의 걱정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후미등이 켜진 차량 확인 중인 안심마을보안관 2022.11.22 mrnobody@newspim.com |
가파른 언덕을 오르던 중 후미등이 켜진 차량을 발견하기도 했다. 보안관들은 자동차 앞좌석을 비춰 연락처를 확인 후 차주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차주는 연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외에도 이날 보안관들은 새벽 2시30분까지 순찰 동선을 총 4바퀴 돌며 ▲부서진 계단 ▲고장 난 가로등 ▲가로등 설치가 필요한 골목 ▲가스 누출 여부 등 전반적인 안전 상태를 확인했고 일부 발견된 문제에 대해 보고조치 했다.
한편 안심마을보안관을 시행 중인 15개 구역 주민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33.0%)와 '대체로 만족한다'(58.0%)를 합친 긍정적인 평가가 총 91%로 나타났다. 거주 지역의 치안 만족도 역시 안심마을보안관 사업 시행 후 증가했다. 사업 시행 전 자신이 사는 지역 치안에 '만족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56.3%였고, 시행 후 79.1%로 22.8% 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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