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두호 기자 = 카타르 월드컵은 최초라는 수식과 어울린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이자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 월드컵이기도 하다. 그동안 중동 국가에서 월드컵이 열리기 힘들었던 것은 온도 때문이다. 여름 낮 기온이 평균 섭씨 40도이며, 겨울에도 30도를 훌쩍 넘는다. 그렇지만 카타르는 최첨단 시스템으로 월드컵 경기장을 개편했다.
[카타르 로이터=뉴스핌] 박두호 기자=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전경. 2022.11.24 walnut_park@newspim.com |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 8개 중 스타디움947을 제외한 7개 경기장이 냉방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21도를 유지한다. 월드컵 경기장에는 200개 가량의 구멍에서 차가운 에어컨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전기를 낭비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카타르는 사막을 이용했다. 사막에서 쏟아지는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고 이를 냉각수로 돌려 전력 낭비를 줄였다.
또 카타르는 최초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을 도입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포츠연구소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가 개발한 기술로 경기장 지붕 아래에 카메라 12대를 설치해 경기장에 있는 선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신체 부위도 측정할 수 있다. 공인구인 '알 랄라'에도 과학 기술이 접목됐다. 공안에 공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관성측정장치(IMU)가 탑재돼있다.
오프사이드가 의심되는 상황이 나오면 오프사이드 판독기술은 VAR 판독관에게 자동으로 오프사이드 경고 신호를 보내고, 판독관은 선수들의 위치를 추적해 오프사이드를 확인한다. 오프사이드 판독기술은 오프사이드 라인과 선수 위치를 3D 그래픽으로도 보여주기 때문에 더 정교하게 판독할 수 있다. 축구 팬들도 오프사이드 판정을 신뢰할 수 있게 됐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전경. 2022.11.24 walnut_park@newspim.com [사진= 카타르월드컵 조직위] |
첨단 기술 도입은 실제 경기에도 영향을 주었다.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4골을 넣었으나 3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사람이 판정을 보는 것보다 더 정교하게 판독한 결과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오프사이트 트랩을 수비 전술로 활용해 기술과 전술이 맞아 떨어진 것도 승리 요인 중 하나다.
카타르 경기장은 냉방 시스템,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갖춰진 최첨단 시설이다. 여기에 경기장 내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AI 기술까지 적용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안면 인식 기술은 경기장 내 위험 인물을 사전에 차단한다. 경기장에 출입하는 관중과 신원 확인 어플리케이션에 올려진 여권 정보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한다. 또 군중 밀집 정도를 측정해 압사 사고도 예방한다. 카타르 경기장에는 1만 5000대에서 2만 대 가량의 보안 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중앙 통제센터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장 안전을 지킨다.
카타르는 성공적인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2010년 월드컵 유치 결정 이후 12년 동안 약 300조 원을 들여 준비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최 비용을 모두 합친 비용보다도 4배나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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