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회장에 윤캠프 출신 이석준 전 실장 거론
BNK 규정변경에 금감원 압박…13일 후보 공개
우리금융 회장 인선도 안갯속…낙하산 우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첫 금융지주 수장 인사 대상인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새 수장으로 윤석열 캠프 출신 전직 고위 관료로의 교체설이 흘러나오면서 '낙하산 인사' 등 윤석열 정부의 스탠스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수장 인사는 이미 외풍 논란이 제기된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이달 말 처음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농협금융 내외부에선 손병환 회장이 사상 최대 실적 등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또 과거 농협금융 회장이 2년 임기 후 1년 더 연임한 사례에 비춰 손 회장도 전례를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금융기관 간담회에 참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05.27 hwang@newspim.com |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 첫 금융지주 회장 인사인 만큼 정부 측 인사로 회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측 외부인사는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 출신으로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검토하고 있는 회장 후보 리스트에 전직 관료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된다. 이 전 실장은 기획재정부 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를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특별고문을 지내면서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회장 유력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신동규, 임종룡, 김용환, 김광수 등 관료 출신 회장을 주로 선임한 바 있다. 손 회장은 신충식 초대 회장 이후 처음 취임한 내부 출신 CEO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2주 안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오는 13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이 공개되는 BNK금융지주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4일 BNK금융지주가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 추천 및 경영승계 절차 규정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이전 규정은 사실상 내부 승계를 명문화하고 있었지만, 규정 변경 이후 2곳의 외부기관을 통해 새 회장 후보 추천을 받기로 하면서 외풍 논란이 제기됐다.
BNK금융지주의 규정 변경에는 금융감독원의 압박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또한 차기 회장 외부 후보군을 선정하는 자문기관이 장관, 은행장 출신자 등으로 지원 조건을 제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윤 정부의 '낙하산'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 역시 안갯속이다. 손 회장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았지만 금융위원회사 최근 1년 6개월간 미뤄온 징계(문책 경고 상당)를 갑자기 내리면서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위한 것 아니나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 제재 이후 손 회장이 향후 소송 등에 나설 경우에 대한 대처를 묻는 질문에 "라임펀드 사태는 본점이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 인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소비자의 권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킨 사안"이라며 "당사자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금융권 고위 임원은 "과거에도 농협금융과 지방금융지주 등은 정부가 낙하산을 내려보내는 대표적인 통로였다"며 "농협금융을 시작으로 연말 연초 금융지주 CEO 인사를 앞두고 금융권에선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라고 전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