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총투자 규모도 기존의 3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미국 CNBC 등 주요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당초 120억달러(약 16조원)로 예정했던 투자 규모를 400억달러(약 53조원)로 3배 이상 확대해 추가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대만 TSMC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은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동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CNBC는 TSMC의 이번 투자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외국 기업의 투자 중 하나이자 애리조나주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더불어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중국 업체들에 대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등 미·중 간 반도체 패권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발표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한 미국의 '반도체산업 육성법(Chips and Science Act)'이 자리하고 있다. 총 2800억달러(약 370조원) 규모의 해당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과 연구 등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를 지원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25%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 대한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함으로써 중국과의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먼저 승기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미 국가경제위원회(NEC) 브라이언 디스 위원장은 반도체산업 육성법 통과로 미국에서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던 TSMC와 같은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확신을 갖고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초 TSMC는 제1공장에서 5nm(나노미터) 칩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날 1공장에서 이보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4nm칩을 생산하고, 2공장에서는 3nm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도 발표한 예정이다. 제1공장은 2024년부터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며 제2공장은 2026년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니 채터지 산업정책부국장대행은 TSMC 공장이 가동되면, 미국 내 연간 60만 개에 달하는 웨이퍼 수요를 충족하는 데 충분한 반도체가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TSMC 공장 기공식에는 애플(AAPL)의 팀쿡 최고경영자(CEP)와 엔비디아(NVDA)의 젠슨 황 CEO 등도 참석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는 이미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첫 고객으로 예약을 마친 상태다.
또 이번 투자 확대는 코로나19로 심각하게 위축된 애리조나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애리조나에서는 9000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이 파산을 신청하고 실업률이 6.5%에 이르는 등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TSMC의 애리조나 투자로 지역 실업률은 3.2%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지역 경제는 6.3%로 16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