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그라이너,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중"
美, 복역중이던 러 국적 무기상과 맞교환
우크라 침공으로 협상 난항 겪기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대마 밀수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중이던 유명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가 미국에서 복역중이던 러시아 무기상과의 맞교환 방식으로 풀려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에 수감중이던 그라이너가 석방돼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발표헸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녀는 안전하며, 지금 비행에 탑승했다"면서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에 구금된 지 몇달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그라이너가 24시간에 미국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그라이너와 가족들은 그동안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수감중이던 여자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의 석방 소식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12.09 kckim100@newspim.com |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을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왔다"면서 "(러시아와의) 협상은 힘들고 치열한 협상이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석방된 그라이너와 전화 통화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라이너는 미국에서 불법무기 판매 혐의로 25년형을 선고 받고 지난 2012년부터 복역중이던 러시아 국적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의 맞교환 방식으로 석방됐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부트가 석방됐다면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그라이너와 맞교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맞교환 협상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UAE의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안 대통령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그라이너 석방을 위한 중재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라이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던 지난 2월 17일 모스크바 공항을 통해 러시아에 입국하려던 중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은 그라이너의 가방에서 대마초 추출 오일이 담긴 액상 카트리지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라이너는 이후 재판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위법한 행위의) 의도는 없었다. 법을 어기길 원치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라이너 변호인측은 그라이너가 지병 치료를 위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의료용 대마를 처방 받았을 뿐 러시아에서 이것이 범죄가 되는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법원은 올해 8월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러시아에서 부당하게 수감중인 그라이너를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석방 협상도 난항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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