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검찰이 2215억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팀장 이모(45)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12일 오전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외에 아내 명의의 아파트, 리조트 회원권 등을 몰수하는 등 1147억원가량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 관리 담당자 이모 씨가 회삿돈 1880억 원을 횡령해 동진쎄미캠의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있다. 이번 횡령사건은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현재 한국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를 중단해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사옥의 모습. 2022.01.04 hwang@newspim.com |
검찰은 "특경가법이 적용된 이래 최대 피해 금액"이라며 "가족과 공모해 가족 명의로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을 사들이는 등 어떻게든 숨기려 했다며, 특경가법상 최고형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받는 이씨의 아내에게는 징역 5년을, 여동생과 처제에게는 각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가족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도와주는 건 당연하고 인간적"이라면서도 "횡령 금액을 금을 사서 빼돌리거나 소액씩 현금을 인출하고, 부동산을 계약하는 등 체계적으로 빼돌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범행을 도피나 은닉죄로 처벌할 수 없는 것처럼 선처할 수도 있으나 이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반성했을 때"라며 "반성하지 않는 상황에서 관용을 베푼다면 계속 이 같은 범죄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최후변론에서 서류봉투에 준비해온 서류를 읽으며 눈물을 보였다. 이씨는 "안일한 행동이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줬다"며 "눈물로 참회하고 있다. 만약 다시 살아갈 기회가 생긴다면 평생토록 죄를 반성하고 살겠다"고 했다.
이씨의 아내 측 변호인은 "남편이 투자를 잘해서 큰돈을 벌었을 것으로 짐작했을 뿐이고 범행을 저질렀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경위야 어찌 됐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선처를 구했다.
이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잔액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15회에 걸쳐 총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금괴 690억원 상당을 회수했고 252억원가량의 증권계좌도 동결했다. 부동산 등에 대한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해 법원에서 394억원이 인용됐으며 최근 이씨의 재산 1144억원에 대한 추징 보전도 받아들여졌다.
이씨는 횡령금 2215억원 중 335억원을 회사에 반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762억원가량은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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