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법, 보험업계 소유 주식 '시가 평가' 전환
權 "통과시 주식시장 대형 악재…개미들이 반대"
朴 "윤핵관, 개미 운운하며 '도이치 조작'엔 침묵"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연이틀 거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권 의원은 "삼성생명법은 '개미약탈법'"이라며 입법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 의원은 "'윤핵관' 자격기준이 대통령처럼 무식을 자랑하는 것"이라며 1대1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맞받아쳤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2.10.06 leehs@newspim.com |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소유한 주식·채권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업법의 계열사 주식 취득 한도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통과 시 삼성생명은 약 22조원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해서 삼성 일가의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박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지난 2020년 6월 대표 발의했다.
설전은 권 의원이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법을 공개 비판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권 의원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19일 기준 약 30.3조원에 달하는 규모인데,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이 중 23조원을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며 "삼성화재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7년 유예기간을 둔다지만 그 엄청난 물량이 시장에 강제매각 된다는 것 자체가 주식 시장의 대형악재"라며 "삼성전자의 700만 개미투자자가 우려하는 이유다. 그래서 삼성생명법은 '개미약탈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삼성생명법은 부칙에 의거 최장 7년의 유예기간 동안 금융당국이 승인한 실행계획에 따라 매각을 진행하게 되어 있다"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뒀을 뿐더러 이용우 의원이 최근 발의한 법에 따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의 길까지 열어둔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핵관 및 집권여당은 툭하면 개미 운운하며 정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선 저자세로 굴종하며 삶은 소대가리처럼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다"며 "이런 분들이 '개미가 먼저' 운운하니 이것이야말로 1000만 개미를 향한 로맨스 스캠(SNS에서 이성 혹은 동성에 호감을 산 후 돈을 갈취하는 수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9.13 photo@newspim.com |
박 의원은 2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의 당 대표 후보로 나서실 분이 공개적으로 삼성생명법에 의견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며 권 의원에게 삼성생명법 1대1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의원이 '무식자랑' 같은 원색적 표현을 쓰며 비난하고 있다"며 "이견에 대해 '무식'부터 들이대는 지적 우월감은 민주당의 주류·비주류를 떠나 DNA에 각인된 못된 습성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삼성전자 주식매각에 최장 7년 유예기간이 '안전장치'라고 하는데 이 역시 말이 안 된다"며 "30조가 넘는 물량을 억지로 매각해야 한다는 규제 자체가 주가의 '위험장치'"라고 재반박했다.
권 의원은 "저 보고 '삶은 소대가리'를 거론하는데 이런 방식의 비난은 자충수"라며 "정작 삶은 소대가리라는 말을 듣고도 비굴하게 침묵했던 대통령이 어느 정당 출신이냐. 박 의원의 오발탄에 저격당한 사람은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왜 보수·진보 정부 할 것 없이 역대 금융위원장들이 '박용진 말에 공감한다. 입법취지에 공감한다'라고 하는 건지 신랄한 비판 이전에 깊이 고민해보실 지점"이라며 "'개미가 먼저'인 권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등 주가조작과 시장교란에 분노하는 마음이 저와 같으시리라 생각한다. '비굴한 침묵'보단 함께 자본시장의 공정과 상식을 위해 입을 맞추면 좋겠다"며 재차 공개토론을 요청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