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미 정부 공급망 재편 속 '폭스콘' 사태에 애플 '탈중국' 박차
모간스탠리, 12월 아이폰 출하향 300만대 감소 전망...4분기 실적도 '빨간불'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애플이 이르면 내년 5월 '맥북(MacBook)' 모델 일부를 베트남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미국 CN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11월 애플 아이폰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계기로 애플의 '탈중국' 행보가 가파라지는 모양새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미·중 무역갈등·미 정부 공급망 재편 속 '폭스콘' 사태에 애플 '탈중국' 박차
미국 CNBC는 20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의 보도를 인용, 애플이 내년부터 베트남에서 맥북 일부 모델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8월부터 애플 워치, 맥북과 홈팟 생산 기지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닛케이아시아는 애플의 협력사인 폭스콘이 이르면 내년 5월부터 베트남에서 맥북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이처럼 '탈중국' 행보에 나선 데에는 높아지는 미·중간 무역 갈등, 중국에서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 산업 공급망 재편 작업도 애플의 '탈중국'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지난달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무려 20만명 이상이 근무하는 이 공장은 한때 아이폰 프로 제품의 85%가 생산되는 등 애플의 최대 생산기지 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강도 높은 방역 조처에 대규모 인력 이탈이 발생했고, 이후 이들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 뽑은 노동자들이 수당 지급을 문제 삼아 대규모 시위에 나서며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및 보안요원과 무력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폰 등의 생산차질 우려가 커졌고, 애플의 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탈출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모간스탠리, 12월 아이폰 출하향 300만대 감소 전망...4분기 실적도 '빨간불'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는 폭스콘 사태 등을 이유로 "12월 아이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300만대 가량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지난달 출하량이 600만여대 줄어들 것이란 추산치와 합하면 올해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이전 예상치인 8500만대에서 7550만대로 약 950만대 감소할 예정이다.
모간스탠리는 이에 따라 애플의 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억달러(약 5조1500달러) 감소한 1200억달러(158조6000억원)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하자 애플이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은 인도와 베트남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98%가 중국에서 최종 조립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1회계연도 기준 애플이 공급받는 납품업체의 대략 35% 수준인 262개 업체가 중국에 있다. 반면 베트남의 경우 28개 업체로 3.8%이며, 인도는 11개 업체로 1.5%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미 증권사 웨드부시는 애플이 "공격적으로 생산이전을 한다면 오는 2025년이나 2026년에 아이폰 생산의 50%를 인도와 베트남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