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회복력과 국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번 미국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딱 300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백악관도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를 공식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 뒤 의회를 방문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계획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지난 11일 두 정상의 전화 통화에서 논의되었으며, 이후 18일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경제, 인도, 군사적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방어하기 위한 패트리어트 대공 미사일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20억달러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어트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대공 미사일이다. 미국 정부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번 방문에 대해 "첨단 장거리 방공시스템을 비롯한 특정 무기들이 왜 필요한지 직접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방문의 목적이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데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젤렌스키의 이번 방문은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약 500억달러의 긴급재난 지원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하원 다수당이 되는 공화당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식 지원'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회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온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으로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우크라이나 지원의 당위성을 국내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 회담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군사 지원을 통해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는 지원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만남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후 해법에 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외교적 방식으로 전쟁을 마무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메시지를 가지고 회담에 임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측이 평화 회담에 나설 의지를 전혀 내비친 바 없는 만큼, 미국도 우크라이나를 억지로 협상 테이블로 떠밀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한편 크렘린궁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계획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공급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이번 방미 기간 평화 협상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태도가 변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