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엘스·대치 은마 등 직전대비 1억원 넘게 반등
정부 규제완화 움직임에 급매물 줄고 저가 매수 늘어
금리인하, 매수심리 개선 등 이뤄져야 본격 반등 가능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집주인들이 주택시장 규제완화 기대감에 버티기에 나서면서 강남권 주요 아팦트의 실거래가가 1억원 안팎 반등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시지가, 종합부동산세, 대출 등의 규제 완화방안을 내놓자 매도호가 하락 현상이 둔화하고 있다. 최고가 대비 30% 정도 가격이 빠지자 투자수요가 일부 유입된 것도 급매물 몸값이 상승한 이유로 풀이된다. 다만 대출금리와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본격적인 반등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급매물 실거래가 직전 거래액 대비 반등...시장 분위기 소폭 개선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직전 최저가 대비 수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 한강변 단지로 2년여 만에 실거래가 19억원대로 내려앉았던 '잠실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는 이달 전용면적 84㎡가 나란히 20억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잠실엘스는 올해 초 26억~27억원에 거래되다 10월에는 최저 19억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실거래가는 19억3000만~21억3000만원으로 회복했다. 리센츠는 올해 25억~26억원에 손바뀜되다 지난달 최저 19억750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달에는 21억1000만원으로 반등했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전용 76㎡는 이달 1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 대비로는 7억원 정도 하락한 가격이지만 지난달 17억7000만원까지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1억2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강동구 그라시움(4932가구)는 전용 84㎡가 이달 14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최고가 20억원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지만 지난달 기록한 최저가 14억원에서는 3000만원 회복했다.
급매물 시세가 회복한 것은 저가 매수세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단지의 시세가 단기간에 5억원 이상 조정을 받자 현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가 강남권 아파트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정부의 규제완화로 내년에는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더 이상 내리지 않고 버티는 것도 급매물 시세가 소폭 회복한 이유다.
잠실역 인근 A공인중개소 대표는 "송파구 '대장격' 아파트값이 2년 전으로 돌아가 가격 메리트가 생겼고,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도 확산해 급매물 시세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소폭 회복하는 분위기"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거래세 인하 등이 추가로 이뤄지면 바닥권이 현재 수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금리인상·거래절벽에 본격 반등 제한적...매수-매수자간 줄다리기 양상
실거래가 회복으로 '바닥 다지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추가 반등은 당분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여전히 강하다.
대출금리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거래부진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2월을 제외한 7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모두 인상했다. 올해 초 1.25%였던 기준금리는 3.25%까지 뛰면서 대출 부담이 3배 정도 높아진 상태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상단이 7%대로 올라섰고 내년에도 추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택 마련을 위해 수억원을 대출받기가 만만치 않다.
거래절벽도 이어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국 26만2000건으로 역대 최저 거래량을 나타냈다. 이뿐 아니라 연간 거래량이 처음으로 50만건 미만을 기록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결국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불안요소가 해소돼야 본격적인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매매·전세시장 안정화, 기준금리 인하, 거래량 회복, 경기침체 우려 불식 등이 주요 지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급매물 실거래가가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대출금리 상승이 멈추지 않으면 거래량이 빠르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세금과 대출, 규제제도 개선 등에 나서고 있어 다소나마 매수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