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부동산 업계에 있어 지난해는 최악의 한 해였다. 당국의 규제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거래 축소로 이어졌다. 급감한 판매량에 돈줄이 막힌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아파트 공사에 차질을 빚었고, 입주일을 넘긴 분양자들이 대출금 상환 거부에 나서는 등 부동산 구매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중국 부동산정보 제공 업체 커얼루이(克爾瑞) 자료에 따르면 12월 한 달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의 판매액은 6775억 1000만 위안(약 124조 2893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말 맞이 각 업체들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벌이고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부양책이 효과를 내면서 전월 대비 22.2%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12월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2022년 전체 성적은 초라했다. 100대 기업의 지난 한 해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한 6조 4622억 2000만 위안에 그쳤기 때문이다.
업계 전체 규모도 크게 줄었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12월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 판매액은 13조 5000만 위안가량일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의 18조 1900억 위안 대비 5조 가량 급감한 것이자 2015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지난해 1~11월까지 11개월 동안의 판매 데이터 기준, 중국 전체 부동산 거래액 중 100대 부동산 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54% 수준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중 90% 기업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36개 기업의 올해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하고, 나머지 32개 기업의 판매 감소율 역시 20~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 '체급'도 축소됐다. 판매액이 1000억 위안 이상인 기업은 부동산 호황기 때의 43개에서 지난해 20개로 반토막 났고, 판매액 100억 위안 이상 기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0개 줄어든 112개로 나타났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민영기업 상황이 더욱 나빴다. 바오리부동산(保利發展·600048), 화룬부동산(華潤置地·01109), 초상사구(招商蛇口·001979), 하문건발(建發集團·600153), 그린타운중국홀딩스(綠城中國·03900) 등 국영기업의 지난해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반면 비구이위안(碧桂園·02007), 신청그룹(新城·000809), 메이디부동산(美的置業·03990), 쉬후이그룹(旭輝集團·00884) 등 민영기업의 판매액 감소율은 40% 이상을 기록했다.
매체는 업계 20위권에 있는 한 부동산 기업 관계자를 인용 "모기지 상환 거부 사태가 민영기업과 국영기업간 격차를 더욱 벌여놓았다"며 "모기지 상환 거부 사태가 민영기업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리면서 국영기업이 개발하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판매가를 낮춘 것이 오히려 실적에 악재가 됐다고도 분석한다. 가격 인하 효과는 단기간에 그쳤고, 오히려 부동산 가격 하락에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이 더욱 부동산 구매를 망설이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민은행이 최근 '2022년 4분기 도시 예금주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응답자의 18.5%가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고, 직전 분기 대비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6.3%로 나타났다.
딩주위(丁祖昱) 이쥐(易居)그룹 최고경영자는 "부동산 업계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당한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6월이 업계 회복의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1.25 chk@newspim.com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