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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 김정일 생전에 "정치하고 싶다"..."김정은 유고 시 대안세력으로 등장"

기사입력 : 2023년01월04일 07:26

최종수정 : 2023년01월04일 07:27

일본 언론인 김정은 체제 파워게임 다룬 책에서 전망
"공개시 지도자 권위에 흠집"...북송교포 생모 못 밝혀
김정은 어릴 적 가짜여권으로 일본 두 차례 몰래 방문
MB-김정은 정상회담 밀사 류경 간첩으로 몰려 처형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아버지인 김정일 생전에 "정치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권력 의지를 갖고 있고 노동당 부부장 직함으로 공직 활동을 하고 있는 김여정이 "김정은 유고시 대안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2022.08.15 yjlee@newspim.com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겸 히로시마대 객원교수인 마키노 요시히로는 4일 발간된 책 『김정은과 김여정』(한기홍 옮김, 도서출판 글통)에서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간호가 허락된 사람은 여동생 김경희와 남편인 장성택, 내연녀로 지목된 김옥, 그리고 김정은 삼남매뿐이었다"며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서두르던 김정일에게 김여정이 '나도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마키노 기자는 한국과 일본 등지의 정부 당국자와 대북 전문가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해 이런 정보를 입수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마키노 기자는 책에서 ▲고독한 남매로 태어난 강한 애정 ▲김정은에게 신뢰할 수 있는 부하가 없다는 점 ▲심장질환 가족력과 고혈압・당뇨 등 건강상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키노 요시히로의 책 『김정은과 김여정』의 표지. [사진=도서출판 글통]

마키노 기자는 "이런 이유 때문에 김정은에게 있어 여동생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며 "김여정은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붉은 귀족'으로 불리는 3층 서기실과 노동당 조직지도부 핵심 인사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키노 기자는 이 책에서 김정은 체제의 권력 내부와 북한의 2인자로 자리한 김여정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추적하고 있다.

또 ▲김정은이 생모인 북송교포 출신 고용희의 존재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의 내막 ▲김정남과 한국 정보기관의 연계설 ▲MB(이명박) 정부 시절 밀사로 한국에 왔던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처형과 MB-김정일 정상회담 추진 내막 등과 관련한 정보와 취재 내용을 전하고 있다.

손광주 한반도선진화연대 이사장은 "북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현재의 김정은'에 대한 연구와 정보 분석이 중요하다"며 "북한 내부 상황과 김정은・김여정에 대한 사실관계와 현장 정보를 출실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다음은 마키노 기자의 책 『김정은과 김여정』 의 핵심 내용.

 

◆북송교포 출신 김정은 생모..."사실대로 밝히면 정치 권위에 흠집"

김정은은 생모 고용희가 재일교포 출신이라서 그녀의 존재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김정일 사후 얼마 되지 않은 2012년 평양의 대성산 혁명열사릉과 반대편에 있는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곳에 고용희 묘지를 만들었다.

김정은은 권력 승계 직후 자신의 어머니를 우상화하는 다양한 선전활동을 진행했다.

2012년 1월 8일 자신의 생일에는 어머니와 함께 김정일의 귀가를 밤새워 기다렸다는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또 5월에는 일부 간부들에게 '위대한 선군 조선의 어머니'라는 85분짜리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다만 일련의 활동 가운데 고용희라는 이름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고용희는 김정일과 28년을 함께 산 성혜림과 그의 장남 김정남과의 권력투쟁에 승리했지만, 재일교포였다는 출신이 마지막까지 부담이 됐다.

간부들 사이에서 "재일교포 자녀라는 출신을 밝히면 정치적인 권위에 흠집이 난다."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어릴 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생모 고용희.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2022.09.16 yjlee@newspim.com

 

◆평양 귀환 명령 거부한 김정남 살해...김정은 승인 없이는 불가능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독극물 테러로 사망했다.

영국의 탈북자단체 '국제탈북민연대'에 따르면, 2016년 6월까지 모두 3차에 걸쳐 사람을 보내 김정남과 접촉했다.

김정남은 "망명정부도 세습인 자신이 지도자라면 의미가 없다."라며 참가를 거부했지만, 북한은 이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았다.

북한은 김정남에게 아들 김한솔의 대학 졸업을 계기로 2017년 1월까지 평양에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김정남이 거절했기 때문에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남 살해는 정찰총국 요원들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 명령권자가 취소할 때까지 유효한 명령)' 였다.

김정남이 북한 지도자의 가계인 이상,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지시나 허가 없이 김정남을 살해할 수 없다.

국가정보원은 자기(김정은)를 위협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인간을 집요하게 배제하는 김정은의 성격을 반영한 범행으로 판단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생전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남 몰락시킨 나리타공항 사건은 "고용희 세력의 작품"

김정일의 본처의 지위를 굳혀 가며 사실상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고용희가 김정남에게 마지막 철퇴를 가하는 일이 2001년 5월 1일 발생했다.

당시 '일본항공 싱가포르발 나리타 도착 편에 김정남이 탑승하고 있다'는 정보가 일본 공안조사청에 접수됐다. 정보 제공자는 한국 정보기관이었다.

한국은 싱가포르 정보기관으로부터 김정남의 일본 밀입국 정보를 얻었다.

당시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정보를 흘린 것은 고용희의 뜻을 받든 자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몰래 입국하려 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고용희 세력(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은 싱가포르 정보기관에 이 정보를 흘렸다.

결국 이 정보는 일본 일본 공안조사청을 거쳐 도쿄 입국관리국에 전달됐다.

입국관리국 나리타공항 지국은 김정남 등이 도미니카공화국 위조여권을 사용하고 있어서 입국 난민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이 사건은 고용희 등의 의도대로 김정남을 밀어내는 결정타가 됐고, 김정남은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넷째)이 지난달 31일 사진의 집무실이 있는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600mm 초대형방사포 증정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1.01 yjlee@newspim.com

 

◆김정남을 감시하고 접촉한 한국 정보기관

1990년대 일본을 자주 방문한 김정남이 다녔던 가게가 롯폰기 근처 아카사카 변두리에 있던 한국 클럽 '베라미'였다.

김정남은 도미니카공화국의 정식 여권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 가게에서도 중남미에 거주하는 한국계 동포 사업가로 자처했다.

당시 김정남의 일본 행보를 추적하고 있던 것은 한국 정보기관이었다. 그들은 몰래 '베라미'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불러 김정남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

한국 정보기관은 북한 정세 등 중요한 이야기를 김정남이 무심코 누설한 것이 있는지를 조사했지만, 김정남은 일체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당시 북한 정세에 관해서는 한국 정보기관의 독무대였다. 일본인 납치 문제조차 한국 측의 정보가 더 나았다.

예를 들면 일본 경찰청이 일본인 납치와 관계에 있어서 해외 이송 목적 약취와 해외 이송 혐의로 국제 수배 중인 북한 공작원 신광수도 한국 정보기관은 감시하고 있었다.

한국 정보기관은 대우건설 사원 이름을 대고, 도쿄 이케부쿠로에 출입하고 있던 신광수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었다.

당시 가끔 일본의 잡지·신문 등에 보도된 일본인 납치 정보는 이들에 의해 유출된 것이 적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새해를 맞아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1.02 yjlee@newspim.com

 

◆김정은도 어릴적 브라질 여권으로 일본 방문

김정은도 생모 고용희와 함께 일본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첫 번째는 1991년 9월, 두 번째는 1992년이었다. 김정은 등은 브라질 위조여권으로 일본을 방문해 도쿄 오쿠라 호텔에 투숙했다.

이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도 역시 한국 정보기관뿐이었다.

한국 측은 자기들만으로는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어서 일본 공안당국에 정보를 유출했지만, 일본 측은 당시 7~8세였던 김정은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본이 고용희와 김정은의 방일 사실을 알린 것은, 훗날 안내인이 별건으로 체포돼 해당 신용카드 지출 기록을 받으면서였다고 한다.

이처럼 1990년대 중반이 넘어서까지 일본과 한국은 김정남이야말로 김정일의 후계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김정남은 평양에서는 북한의 해외 무기 수출을 담당하고 있었다. 창광무역 회사라는 대리 회사를 만들어 사실상의 사주를 맡고 있었다.

북한은 전성기에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 소총이나 탄도미사일, 잠수함 등 각종 무기를 수출해 연간 최대 3~4억 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미 중앙정보국(CIA) 엠블럼. [사진=CIA 홈페이지 캡처]

 

◆MB-김정일 정상회담 추진했던 북한 실세 류경의 처형 막전막후

김정은 후계를 둘러산 권력암투도 상당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김정일과 단둘이 술잔치를 벌이는 사이'라고 떠든 류경 제1부부장이 표적이었다.

류경은 2002년 9월 제1차 북·일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일본 측에서 'Mr. X'로 불린 인물이었다.

류경은 2009년에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도 실현해 공화국 영웅 칭호를 두 번이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권력의 함정에 빠진 것이 2010년 12월 서울 극비 방문이었다.

당시 국가정보원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2009년 무렵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모색하고 있었다.

2010년 남북관계는 3월 발생한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의한 천안함 폭침 사건, 11월 북한군의 대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었다.

천안함 [사진=해군 공식유튜브 캡처]

북한은 이때 "더 큰 틀에서 이 난국을 모두 해결하자."라고 주장하며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거듭 제안했다.

우선 국정원의 김숙 차장 등이 평양을 극비리에 방문하고 그 답례 형식으로 류경 등이 서울에 왔다.

정상회담은 날짜도 대략 정해졌다. 장소에 대해서는 북한은 '절대로 평양 개최'를 주장했고, 한국은 '1차, 2차도 평양이었으니 이번은 평양 아닌 데서'라고 주장해 실랑이를 벌였지만, 최종적으로는 평양 개최로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류경은 신이 났지만, 김정일에 보고할 때 한국 측의 뜻을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국 측이 "우리가 방북했을 때도 김정일을 만날 수 없었다. 국가정보원장과의 면담으로 충분하다."라고 반대했기 때문에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류경은 1박 2일의 일정을 2박 3일로 연장하며 버텼으나, 끝내 면담은 실현되지 않고 귀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CIA가 '류경이 남쪽 스파이 혐의로 숙청됐다'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국정원에도 같은 정보가 들어왔다.

CIA와 국정원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류경 등의 보고를 들은 김정일이 "왜 대통령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바로 짐을 싸서 돌아오지 않았는가. 왜 사흘이나 있었는가"라고 격노했다고 한다.

연장된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이 불분명했던 점과 이후 수사에서 류경의 집에서 수십만 달러의 현금이 발견되기도 해 류경은 일족과 함께 숙청됐다고 한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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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670만명 은퇴 임박… 달러 강세에 '노후'가 흔들린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각종 은퇴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가 임박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의 60년대생 중 상당수는 이미 은퇴한 경우가 많다. ◆ 50~59세 은퇴 준비자만 669만명...한국 아직 준비 안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말 기준 한국에서 15세 이상인 총 인구수는 4553만명이다. 이 중 60세 이상 인구수는 1401만명이다. 놀라운 건 이 만60세 이상 인구 중 45%인 637만명이 여전히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적지 않은 숫자다. 물론 이들 60세 이상 취업자 중 상당수는 주 직장에서 이미 정년 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직 후 조건을 낮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근로시간이 적고 급여도 낮은 기간제 근로종사자도 상당수다. 문제는 '만60세 이상 계층'의 뒤를 이어 순차적으로 퇴직이 예정된 '만50~59세 계층'이다. 현재 1973년생이 만50세에 해당된다. 또 1964년생이 만59세에 해당된다. 이들은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 직장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질서정연하게 순차적으로 퇴직할 예비 은퇴자들이다. 만50~59세 인구수는 총 865만명이다. 이중 직장에 다니는 취업자수는 남녀 합쳐 669만명이다. 취업률이 77%에 달한다. 이들이 한국 경제의 허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남자(378만명)와 여자(291만명) 취업자수 격차는 87만명에 불과하다. 맞벌이 비중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들 '만50~59세 계층' 중 막내인 1973년생은 정년이 연장되지 않는 한 10년 뒤에 정년 퇴직한다. 2035년 즈음인 이때부터 한국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적자로 돌아서며 국가재정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다. 또 노후 빈곤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남은 시간은 고작 10년이다. ◆ 정부만 믿었다간 낭패, 노후 월 생활비 얼마? 미래에 재정이 고갈될게 확실한 국민연금의 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40%에 불과한 소득대체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게 소득보장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13%로 인상하되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0%로 동결해야 한다는 게 재정안정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입장은 세대별로 다르다. 국민연금이 최초 도입된 1988년부터 꾸준히 연금을 불입해 온 만 60세 이상 은퇴자들은 국민연금의 최대 수혜자다. 또 '50~59세 계층'까지는 국민연금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세대다. 하지만 나머지 '15~49세 계층'부터는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불입하고도 혜택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는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도 소득의 8%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큰 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부터 만65세 이상 노령인구수가 전체 인구수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의료비의 폭발적 증가는 이미 정해진 미래다. 한국의 은퇴 예정자들은 본인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 은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60살 돼서 이번에 은퇴하는 데 살고 있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10억원 있으면 충분한 걸까요?", "저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5억원에 국민연금과 사적 연금 합쳐서 월 350만원씩 수령하는 데 노후생활이 걱정돼요" 등 은퇴 후부터 본인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KB골든라이프 보고서(2023년11월)'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월 369만원이었다. 가구 유형별로는 부모자녀가구 월 402만원, 부부가구 월 366만원, 1인가구 월 299만원이었다. 이 중 조달 가능한 금액은 57.6%를 예상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3중 연금으로도 만족스러울 만큼 은퇴준비가 잘 된 사람은 흔치 않다. 여기에 사적 연금을 최대한 잘 준비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은퇴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은퇴 준비가 덜 된 상태다. 실제 노후 생활비는 개인별로 씀씀이가 달라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확 달라지게 된다. 더 중요한 건 본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현실이다. 따라서 의료비까지 감안하면 예상금액보다 노후 대비자금을 좀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할 수 밖에 없다. ◆ 예비 은퇴 예정자, 상가 등 부동산 투자 시들…왜? 그런데 최근 들어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을 하는 예비 은퇴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퇴커뮤니티에 "이번에 명퇴금 포함해 4억원을 받게 되는 데 이걸로 수도권 상가나 아파트에 투자할 지 아니면 미국 달러로 된 월배당 해외주식 ETF에 투자할 지 고민이에요"라고 질문하는 게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일변도였던 노후 대비 현금흐름 구축이 이제 달러 기반의 미국 자산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뭘까? '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오피스나 상가 투자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지역 오피스 및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당시 보다는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공실률은 8.6%로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2022년 1분기 공실률 7.1%에서 2년 뒤인 2024년 1분기에는 5.4%로 1.7%(P) 감소했다.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3% 미만이다. 반면 강원도나 충북의 공실률은 무려 26%다. 인천 역시 21.3%로 상당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보유중인 상가에서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공실 상가는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전략하게 된다. 또 공실이 아니더라도 세입자 관리가 만만치 않다. 결론적으로 핵심지인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의 경우 공실리스크는 적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평범한 중산층 은퇴자들의 노후대비 전략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돈에 맞춰 지방 상가에 투자할 경우 공실 위험이 상당하다. 이게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트리는 요인이다. 사실 상가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더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1-2개의 주택을 더 취득해 이를 월세로 임대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서 이런 방식도 시들해졌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과거보다 줄고 다른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달러 기반 미국 월배당 ETF 투자 대유행 한국인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따라서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가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상장 ETF 직접 투자규모가 100조원이 넘는다. 또 한국에 상장된 달러 노출 '미국 주식 월 배당 ETF'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요 7개 ETF의 순자산 규모 합계액만 벌써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그 만큼 매월 지급받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미국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 상장 월배당 ETF 중 은퇴 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미국에 상장된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와 유사한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다.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여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연간 배당률은 약 3% 내외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8200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52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순자산 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개인연금, 퇴직연금, IRP, ISA계좌에 편입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 배당금(분배금)이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운용사간 3파전도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앞으로 월배당 ETF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총력전이다. 덕분에 연간 총보수는 0.01%까지 내려갔다. 채권형도 아닌 해외 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예비 은퇴자들에게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사진 = 셔터스톡] 퇴직 중인 아시아 여성 ◆ 은퇴자들 고민은 달러강세, 세금, 그리고 건보료 한국의 은퇴자들과 은퇴 준비생들은 요즘 기록적인 일본의 엔화약세 현상을 목격하며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자산을 100% 원화 기반으로만 보유했다가는 10년이나 20년뒤 일본 엔화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지난 14년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미래에 한국 원화도 일본 엔화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한국 원화 기반의 부동산, 주식, 채권에만 투자해 놓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이제 달러로의 통화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또 한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정부가 부득이 증세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소득세 최고과세율은 이미 49.5%(주민세 포함)로 충분히 높다. 상속세 최고과세율도 50~6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증세를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이나 재산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래 저래 부동산보다는 재산세가 없는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 비중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준조세나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도 문제다. 은퇴를 하고 나면 자식들 명의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건보료 재산기준으로는 소득과 상관없이 재산과표(지방세 기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재산과표가 9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연 소득 1000만원이 넘고 재산과표가 5억4000만원∼9억원에 해당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료가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급격한 노령화로 건강보험료는 계속 인상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래 저래 한국에서 은퇴자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만50~59세 계층'에 해당되는 669만명의 은퇴 예정자들은 좀 더 철저히 본인의 은퇴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longinus@newspim.com     2024-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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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아내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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