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추징보전액 4446억원...김만배 몫 2386억원 추정
수사·재판에 키 쥔 김만배 진술...검찰 수사 총력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사업과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대장동 수익 추적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장동 사업 수익의 절반 이상이 김씨 소유라는 판단에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의 개발 수익 일부를 동결하고 은닉한 재산 추적에 나서고 있다.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이 거둬들인 수익에서 법원이 인용한 추징보전액은 4446억원이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동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검찰은 추징보전액 중에서 김씨의 몫은 2386억원으로 추정하고 자금 추적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까지 1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검찰이 김씨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재산 약 800억원에 대해 청구한 추징보전을 인용했다.
또 검찰은 김씨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275억원을 숨긴 혐의로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은닉한 대장동 수익 148억원 상당의 수표를 압수해 환수조치했다.
이외에도 최근 검찰은 김씨가 구입한 판교 타운하우스를 지난달 가압류 조치했다. 타운하우스는 천화동인 1호 명의로 돼 있으며 6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범죄수익은 계속 확인 중에 있으며 필요한 경우 추징보전 통해 묶어놓고 있고 실물로 보관된 현금, 수표는 추적을 통해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김씨 등은 마지막 생명줄이라 여겨 숨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
특히 검찰은 대장동 일당의 수익에서 김씨 몫의 수익의 흐름을 추적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씨의 수익이 전체 대장동 일당의 수익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혐의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김씨의 진술에 따라 수사 방향과 재판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씨는 실소유주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천화동인 1호에 대해 본인이 실소유주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대장동 의혹과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법정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김씨를 통해 들은 이야기라고 밝힌 만큼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김씨의 시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김씨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지난달 김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 이후 미뤄진 상태이다. 대장동 재판은 오는 13일 재개됨에 따라 수사 역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검찰은 김씨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러한 검찰의 자금 추적 수사에 김씨가 향후 진행될 재판과 수사에서 입장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수익 규모가 제일 크기도 하지만 수사 상황이나 재판에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검찰 입장에서는 김씨의 혐의 입증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며 "대장동 수익 사용처나 흐름을 파악해 김씨의 진술을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