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지난달 명동 이탈리안 식당 '스테쏘' 열어
2018년 '철화' 이후 4년 만의 외식사업 확대
사업부 명칭도 '남양' 빼고 '1964외식사업본부'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남양유업이 조용히 외식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4년여만에 새 브랜드 식당을 론칭하고 외식사업부 명칭을 바꿔다는 등 엔데믹을 맞아 본격적으로 외식사업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14층 식당가에 이탈리안 식당 '오스테리아 스테쏘(이하 스테쏘)'를 오픈했다. 스테쏘는 이탈리아 남부에 자리한 시칠리아섬을 콘셉트로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디 살보 셰프와 메뉴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일치프리아니, 일치에 이은 남양유업 외식사업부의 세 번째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남양유업 외식사업부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식당가에 새로 오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테쏘'. [사진= 네이버지도] |
남양유업 외식사업부가 새 브랜드 매장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18년 일식당 '철화' 이후 4년여 만이다. 코로나19 사태, 오너일가 매각 이슈 등으로 잠잠한 행보를 보였던 외식사업부 전략을 확대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외식사업부는 남양유업 산하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별도 부서로 사원수는 400명 규모다. 핵심 브랜드는 전국 70여개 매장이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백미당이다. 그 외 철화, 이탈리안레스토랑 일치, 일치프리아니 7개 매장, 철그릴 2개 매장 등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간 남양유업 외식사업에서 노마케팅 전략을 취해왔다. 기존 '남양'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보다 브랜드별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식사업부의 대외적 명칭도 바꿨다. 기존 남양유업 외식사업부에서 새 명칭 '1964외식사업본부'로 바꾸고 마케팅, 채용을 진행하는 등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64'는 남양유업이 설립된 연도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의 로고에도 1964가 들어간다.
남양유업 외식사업부는 홍원식 회장과 오너일가의 '아픈 손가락'으로 통한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 2021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가 같은 해 8월 '계약 조건 위반'으로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당시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계약 당시 외식사업부를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고 오너일가 예우 조건 등을 담은 사전 이행 요건을 지키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 등 오너일가는 외식사업부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남양유업 외식사업부는 홍 회장의 차남인 홍범석 상무가 외식사업본부장을 맡아 총괄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달 신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 오스테리아 스테쏘를 론칭했다"며 "남양유업 브랜드를 활용하지 않은 것은 외식업계 일반적 전략으로 카페나 레스토랑의 젊은 소비자들의 특성을 맞춘 것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