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내에서 OTT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가 가입자 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으로 인해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에 나섰다. 가족 구성원 외 계정을 공유하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만큼 OTT계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 적용…"돌파구 찾으려는 시도"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올해 1분기 후반부터 계정 공유 수수료를 광범위하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요금제 도입은 가입자 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1분기 서비스 유료 가입자 수는 이전 분기보다 약 2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사 11년 만에 첫 가입자 수 감소였던 만큼, 분기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약 35%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세의 주된 이유로 '계정 공유'를 꼽았다. 현재 넷플릭스는 1억명 이상의 가입자가 가족, 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반응이 뜨거운 오리지널 시리즈가 나오면 해당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계정을 빌린다는 글이 커뮤니티에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이용약관상 이용자의 가구 구성원에게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3자와 공유하다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 등을 막겠다는 취지였으나 현재까지 크게 단속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칠레 등 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계정 공유 요금제를 처음 출시했다. 가구 구성원이 아닌 제3자에게 계정을 공유하려면 1인당 2~3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또 최대 2명까지 공유할 수 있는데 계정 소유자의 IP 주소, 계정 활동 등으로 동거 가족, 제3자를 구분한다. 또 여러 기기에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인증 절차도 거치도록 했다.
넷플릭스는 제3자와 공유하는 계정을 모두 막고, 계정을 공유했던 제3자가 넷플릭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동시 4명이 접속해 싶어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는 1만7000원으로 가장 좋은 UHD 화질로 시청이 가능하다. 1인 요금제인 베이식은 9500원이나 HD화질로만 시청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좋은 화질로 보기 위해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도 대다수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티빙 로고 [사진=티빙] 2023.01.19 alice09@newspim.com |
또 계정 공유가 대중들에겐 강점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번 유료화 정책에 대해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한 OTT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되고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광고 요금제, 계정 공유 금지 등 여러 비지니스 모델을 돌입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 중 하나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들이 수익에 있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 넷플릭스 이탈자들, 토종 OTT로 옮겨갈까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유료화로 인해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을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계정 공유 유료화가 되면 끊고 다른 OTT를 볼 것"이라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토종 OTT에 신규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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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신규 가입자를 늘릴 목적으로 계정 공유를 권장하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또 2017년 3월 공식 SNS에 "사랑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라는 트윗을 게재하며 계정 공유를 독려해 국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득보다 실이 커지면서 결국 계정 공유 행위 단속에 나선 셈이다.
넷플릭스에서는 현재 tvN과 JTBC 드라마 시청이 가능하지만 토종 OTT와 달리 콘텐츠 업데이트가 자주 되지 않아 이탈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토종 OTT에서 오리지널 시리즈와 예능을 강화해 몸집을 키우고 있어 이탈자들이 티빙과 웨이브, 왓챠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이번 조치로 OTT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OTT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계정 공유 금지에 부담을 느껴 이탈한 가입자들이 국내 OTT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많은 사용자들이 복수의 OTT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유료 가입자 증감은 킬러 콘텐츠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여러 이슈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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