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회 회기 변경 결정의 건' 부결
국민의힘 내달 9일 재상정 추진 일정 요청 계획
[세종=뉴스핌] 홍근진 기자 = 세종시의회가 30일 동료 남성의원들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병헌(더불어민주당, 아름동)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을 시도했으나 표결 결과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오는 2월 9일 추가 일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세종시의회는 이날 제80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에서 우회 수단으로 제안한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를 위한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20명의 재적의원 중 8명이 반대해 무산됐다.
본회의 주재하는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사진=세종시의회] 2023.01.30 goongeen@newspim.com |
기존의 회기를 변경해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처리하려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서 11명 이상이 반대를 했으면 불신임안을 상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명의 국민의힘 의원과 13명의 민주당 전체 의원 중에 1명만 반대표를 던져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이번 회기에 처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게 됐다.
앞서 상 의장은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모 식당 앞에서 동성인 같은 당 동료 의원의 특정 부위를 만지고 다른 당 시의원에게 입맞춤을 했다는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인지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11월에는 상 의장 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지난 20일 이 사건을 성추행 혐의가 있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상 의장은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해 보도자료를 통해 "성추행이라고 비난 받을 만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허위과장 프레임을 통한 정치공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해 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및 의원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회 사무처에 제출했으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세종시의회 임시회 회기 결정 표결 결과.[사진=기자협의회] 2023.01.30 goongeen@newspim.com |
4개월째 상정되지 못한 불신임안 처리를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주말 긴급 모임을 갖고 이날 열리는 제80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치 않는 보이콧을 검토하는 등 고민을 했으나 결국 상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이 부결된 후 "의장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과 불신임안을 안 받아줬기 때문에 1개 단독 안건을 처리 하기 위해 오는 2월 9일 본회의 일정을 추가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상 의장은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강하게 방어막을 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이날 의사일정은 개회식 후 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과 집행부의 올해 주요업무계획 보고‧청취의 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예정보다 5분쯤 늦게 시작한 본회의 개회식에서 상 의장의 개회사가 끝난 후 김학서 국민의힘 의원이 정회를 요청했다. 불신임안 상정과 처리를 위한 수순이었다.상 의장은 '요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정회를 거절했다.
이후 오전 11시 30분쯤 다른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이번 임시회에 대한 '회기 결정의 건'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이의를 제기했고 이를 계기로 정회가 선포됐다.
점심 시간을 지나 오후 1시 30분에 속개하겠다고 했던 본회의는 한차례 더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오후 1시45분쯤 속개돼 '회기 변경의 건'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으나 12대 8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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