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생이별한 여동생들, 58년만에 가족 품으로…DNA로 찾아

기사입력 : 2023년01월31일 16:18

최종수정 : 2023년01월31일 16:18

동작서, 31일 장씨 4남매 상봉식 열어
58년 만에 만난 장씨 남매…'눈물바다'
"가족 찾아준 경찰과 나라에 감사하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아이고, 내가 사흘동안 너 학교 데리고 다녔잖아. 기다렸잖아. 얼마나 고생했어."

"어릴 적 모습이랑 똑같네, 똑같아"

31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경찰서는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장희재 씨 4남매가 생이별한지 58년 만에 다시 만난 순간이었다. 반세기 만에 재회한 이들 남매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한동안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31일 오후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열린 '58년 전 헤어진 장기 실종자 4남매 상봉식'에서 장희란 씨와 장희재 씨가 상봉하고 있다. 동작경찰서는 1965년 3월 경 서울 태릉 부근에서 잃어버린 여동생 두 명을 찾아달라는 장희재 씨의 신고를 접수해 아동권리보장원과 협업하여 실종자 소재를 파악, 58년만의 4남매 상봉식을 개최했다. 2023.01.31 hwang@newspim.com

장씨 남매의 이별은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씨 모친은 그 해 3월 서울 영등포 인근에서 전차를 타고 가던 중 희란(65)·경인(63) 씨 자매를 잃어버렸다. 경인 씨는 "당시 언니와 엄마 치맛자락을 잡고 전차에 탔는데, 전차에서 내리면서 엄마 손을 놓쳤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장씨 가족이 희란·경인 씨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건 10여 년이 흘러서였다. 장녀 희재(69) 씨와 장남 택훈(67) 씨는 이후 동생들을 찾기 위해 KBS TV프로그램 '이산가족을 찾습니다'(1985년)과 '아침마당'(2005년) 등 방송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방송 출연에도 불구하고 동생들을 찾는 데 진전이 없자 장씨 남매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2021년 11월 안양만양경찰서에 여동생 2명을 찾아달라고 신고했고, 사건 당시 실종자들의 주소지 관할서인 동작경찰서로 사건이 배당되면서 동작서 실종수사팀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서울 소재 보육원, 노숙인 쉼터 등 기관 등의 협조를 받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단서가 쉽게 나오진 않았다. 동작서는 DNA(유전자) 대조 작업을 벌이기로 하고, 2021년 희재씨 DNA를 채취해 아동권리보장원(보장원)에 보냈다. 마침 실종된 경인씨 DNA 정보도 인천연수서에 등록된 터였다고 한다. 보장원은 지난해 12월 'DNA가 유사한 사람을 찾았다'고 동작서에 연락했고, 경찰은 이들 DNA를 재채취해 2차 대조 작업을 진행한 결과 가족 여부를 확인했다. 경찰은 먼저 찾은 경인씨를 통해 수사를 벌인 끝에 또 다른 실종자인 희란씨 소재지도 파악했다.

경인·희란 씨는58년 만에 본명과 본생년월일을 되찾았다. 이들은 가족과 헤어진 뒤 보호시설에서 작명한 '정인(경인)', '혜정(희란)'을 사용해왔다고 한다. 

이날 동생들을 찾은 희재씨는 상봉식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 너무 놀랍다. 어떻게 전혀 만날 수 없었던 것을 경찰이 만나게 해줬다"며 "동생들을 늦기 전에 만나 반갑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알았다면 춤을 추며 너무 기뻐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감정에 북받친 듯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선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언니와 오빠를 찾은 경인씨는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짧지만 잘 살아보겠다"며 "경찰과 나라에 감사하고, 언니와 오빠가 (나를) 찾아줘서 고맙다. 너무 좋은 날이라 울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영득 동작서 형사과장은 "오랜 헤어짐 끝에 58년 만에 가족이 극적으로 상봉한 뜻 깊은 날에 동작서가 함께 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반세기 가까이 지난 시간 동안 얼마나 서로를 그리워하고 애가 탔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제 오랜 걱저이 끝났으니 앞으로 가족 네분 모두 평안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chojw@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농기계 임대'로 지원한다더니…정부, 내년 예산 17% 싹뚝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농기계 구입이 어려운 농가에 농기계를 임대해 구입 부담을 경감해주는 '농기계 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17%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327억4000만원) 대비 17% 줄어든 271억200만원으로 편성됐다.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은 농가가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고성능·고가격 농기계를 정부가 임대함으로써 농작업 효율화와 농업경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지난 2003년 도입됐다. 특히 농식품부는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해지자 농기계를 활용해 농사를 수월하게 지을 수 있도록 노후농기계 교체, 여성친화형 농기계 지원 등을 지속 추진해 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141개 시군에서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외 6개 시군에서는 농기계임대 수요가 많아 지자체 재원을 통해 자체적으로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부속기 포함)는 총 9만3765대로 임대사업소 당 평균 647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개년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농기계 임대사업 평가 및 컨설팅' 용역보고서에 "신규 농기계가 폐기 농기계보다 많아 연평균 5.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임대농기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농기계에 대한 수요 대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된 이유가 평가 타당성에서 미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22년 기준 농기계 대당 임대일수가 평균 11.3일로 조사되면서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촌경제연구원은 임대일수 5일 이하의 농기계 비율이 24.6%로 높은 비율을 보여 임대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봤다. 또 임대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신형 농기계 대체' 응답이 전체의 29.4%로 나와 사업의 평가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준병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농촌의 경우 고령화, 여성화 현상으로 힘이 드는 노동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농업기계의 기계화를 적극적으로 하되 농가가 농기계를 장만하는 데 부담이 들지 않도록 임대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줄어들면서 농촌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데 걱정이 된다"며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의 예산 뒷받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점검·보완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 [사진=윤준병 의원실] 2024.09.02 plum@newspim.com plum@newspim.com 2024-09-25 06:00
사진
이스라엘, 헤즈볼라 사령관 잇따라 제거…이번엔 미사일 고위급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들이 잇따라 폭사하고 있다. 부대를 지휘하고 전투를 이끌어야 할 수뇌부가 계속 제거되면서 헤즈볼라의 전투 역량도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보안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때 헤즈볼라의 한 지휘관이 사망했다"며 "그는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사령관인 이브라힘 쿠바이시"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접경지 두로 지역.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스라엘방위군(IDF)도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에 대한 공습으로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이브라힘 쿠바이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IDF는 쿠바이시와 함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의 고위 장교 여러 명도 폭사시켰다고 말했다. IDF는 이어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 내 1500여 곳의 헤즈볼라 목표물에 약 2000개의 미사일·폭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0일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족집게 공습으로 죽였다.  아킬은 지난 7월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헤즈볼라의 2인자급 지휘관이었다. 이스라엘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을 '북쪽의 화살'로 명명하면서 "우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레바논 지역의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월요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총 558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83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서방 지원을 받으며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헤즈볼라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수호를 자처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ihjang67@newspim.com   2024-09-25 00:3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