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진정성 갖고 일본과 협의할 것"
미국 방문차 출국…70주년 한미동맹 논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은 1일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 외무장관이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또 그러한 내용을 일본 측에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9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9.20 [사진=외교부] |
이달 17∼19일 개최되는 뮌헨안보회의는 주요국 정상과 외교·국방장관 등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포럼이다. 올해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어서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 역대 외교부 장관들도 뮌헨안보회의에 꾸준히 참석해 왔다.
박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 모두 이번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뮌헨에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난다면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해법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한일 국장급 협의 이후 한국 측이 정부안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에 대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와 관련해 "(양국 간) 전방위적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장급 협의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도 있고 더 무거운 이슈도 있다. 이렇게 협의가 가속화되고 폭넓게 협의하는 과정에서는 고위급 협의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장관은 "그동안 일본과는 진정성을 가지고 협의를 계속해 왔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러한 내용을 일본 측에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한일 협의를 통해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3월 중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한일 간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또 오는 3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관련해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과 한반도 문제, 글로벌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한미 관계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3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안보 문제를 비롯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글로벌 공급망 등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관련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IRA 세액공제 가이던스(하위규정)를 오는 3월 발표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또 미국 국가항공우주청(NASA)을 방문해 한미 우주동맹 발전 방안을 협의하고, 미 의회와 전문가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도 접촉해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워싱턴에 앞서 1일(현지시각) 뉴욕을 방문하는 박 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유엔 협력과 한반도 문제와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초청 오찬 간담회와 유엔 주재 외교단·유엔 사무국 고위인사 초청 리셉션도 주최해 2024∼20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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