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 닷새 만에 여론조사 3위로 '우뚝'
현역 5선·4선 의원 제치고 컷오프 통과
'친이준석계'로 주목...결선선 극복해야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천하람 후보가 10일 예비경선(컷오프)를 통과했다. 천 후보는 지난 3일 출마 선언한 지 닷새 만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안철수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하더니 컷오프에서도 윤상현, 조경태 의원 등 현역들을 제치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천 후보는 이날 컷오프 결과가 발표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유쾌한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기필코 양강을 뛰어넘어 국민의힘을 환골탈태시키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2023.02.07 photo@newspim.com |
◆ 강점은 '젊음'과 '신선함'..."비윤 표심, 천 후보 향했을 것"
대구 출신인 천 후보는 1986년생으로 당대표 후보 중 유일한 30대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때 청년들을 중심으로 정치단체 `젊은보수`를 창당했다. 젊은보수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과 합당했다.
당시 천 후보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떨어졌다. 이후 그는 순천에 뿌리를 내리고 순천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선함은 천 후보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젊은 사람답게 참신하고 도전적인 발언, 비전 있는 발언을 한다"며 "천하람의 참신함이 국민의힘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당원들도 천하람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천 후보를 국민의힘 차세대 주자로 꼽았다. 그는 "전남 순천은 국민의힘이 100% 떨어지는 곳이다. 그곳에서 지역 활동을 한다는 건 국민의힘에 시사하는 메시지가 크다"며 "천 후보가 지닌 메시지를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지지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준석은 정치를 오래 했지만 천하람은 정치 경력이 길지 않아 신선한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며 `윤핵관 저격수`로 등장한 만큼 비윤계 표가 천 후보에게 모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핵관이 좌지우지하고 대통령까지 나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집권당의 행태에 싫증이 난 당원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천 후보를 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비윤석열계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핵관'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2023.02.06 leehs@newspim.com |
◆ '친이준석계'로 주목받았으나...결선에선 극복해야할 과제
출마 당시 천 후보는 후보 개인보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며 주목받았다. 이 전 대표는 직접 현장 지원 유세를 나서는가 하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글, 라디오 출연 등의 행보로 지원했다. 이처럼 이 전 대표는 천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됐지만, 결선부터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평론가는 "아직은 이준석 효과"라며 "국민들이 천하람이라는 인물에 대해 평가할 기회, 특히 정치적인 부분을 평가할 기회가 없었다는 부분이 약점이다. 이제부터라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돌풍을 태풍으로 만들려면 개인의 역량이 필요하다. 그래야 양강구도에 들 수 있다"고 짚었다.
천 후보도 `이준석 아바타`라는 지적에 대해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제 귀에 도청 장치처럼 무슨 말을 해라 실시간으로 지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제 실력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이준석 대표를 능가해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천 후보가 결선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평론가는 "(결선에서) 바람은 좀 불겠지만 태풍급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평했다.
박 평론가도 "대구·경북(TK)의 나이 많은 지지층이 천하람을 찍긴 힘들기 때문에 당장 당대표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봤다. 다만 "지더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다음 총선 때 간판급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천 후보는 스스로 `천허리케인`이라고 칭하며 안 후보와의 `골든크로스`를 자신했다. 그는 전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안 후보의 지지층이 가장 유동적"이라며 "골든크로스는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높은 확률로 김기현 대 천하람 구도로 곧 재편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컷오프 결과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4명이 본경선에 진출했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 8명이 본경선에 진출했다. 청년최고위원 본선 진출자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다.
본경선 진출자는 지난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로 정해졌으며 당 선관위는 컷오프 결과가 본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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