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는 李 '영장 청구'…국회서 막힐 가능성 크다는 분석
'50억 클럽' 수사로 檢 여론 최악…'특검' 절호의 타이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실제 이 대표의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면서, 그의 백현동과 정자동 관련 특혜 사건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향후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추가 소환 통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과 김건희 여사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2차 소환조사를 마무리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2.10 mironj19@newspim.com |
◆ 李 '서면진술서로 답변 갈음'…檢, 무소득 조사에도 영장 청구 강행
이 대표는 두 번의 조사에서 1차 조사 때 제출한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번의 조사에서 실질적인 소득은 없었으나, 이 대표에게 충분한 방어권과 소명 기회를 보장했다 판단하고 구속영장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현역의원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회기가 진행되고 있을 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구금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그 직후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뤄진다.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검찰의 영장 청구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만약 검찰의 영장 청구가 국회를 뚫고 법원에서 기각된다면, 민주당의 '보복 수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는 있다"며 "하지만 국회에서 부결된다면 오히려 민주당에 노웅래 의원에 이어 두 번이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이 쓰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그동안 이 대표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검찰은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으로부터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정당성을 판단 받을 수 있고, 부결되더라도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같은 우려로 일부 이탈 표가 나올 조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대표라는 상징성 등 측면에서 부결로 표가 쏠려, 결국 검찰의 이 대표 신병확보는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묶어 함께 처리한 뒤 백현동·정자동 등 다른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1.31 photo@newspim.com |
◆ 野, '또' 대장동 특검 주장…이번엔 다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대장동 사건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의혹'을 함께 특검하자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한창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장동과 김 여사 사건을 묶는 '쌍특검'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으나 실제 특검이 추진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특검은 우호적 여론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실제 추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장동 특검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클럽 사건'이다. 곽 전 의원은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최근 1심에서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받았다.
이에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선 법원 판단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검찰의 '무능한 수사' 내지는 고의적 '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검찰은 곽 전 의원 사건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등 항소심 준비를 강화하고는 있으나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곽 전 의원의 1심 판결은 여야 할 것 없이 국민 대다수가 분노하고 있는 사건으로, 민주당 입장에선 특검을 주장하기 매우 적절한 시점"이라며 "다만 현시점에서 대장동 특검은 시간만 지연시킬 뿐, 실질적 소득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대장동과 김 여사 사건 관련 특검 법안을 오는 24일 본회의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의당이 김 여사 사건 특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쌍특검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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