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 순방 중인 중국의 외교수장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21일(현지시간) 오후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러 관영 타스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예상했던 대로 왕 위원이 오후에 모스크바를 찾는다"고 알렸다.
전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 크렘린궁 대변인도 왕 위원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페스코프 대변인은 왕 위원이 '우크라 특별군사작전' 개시 1년이 되는 오는 24일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리며 "의제는 명확하고 매우 광범위하다. 이야기할 것이 많다"고 해 우크라 전쟁이 대화 주제가 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뮌헨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뮌헨안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2.18 wonjc6@newspim.com |
중국 고위 당국자의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예고없이 우크라를 방문한 다음날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조율하기 위한 목적의 방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올해 봄에 방문할 것을 제안했고 이는 올해 양국 간 관계에 중심 행사가 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 방문과 왕 위원의 러시아 방문 시기가 모두 우크라 전쟁 1년에 맞춰졌단 점에 주목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일정이 확정된다면 이는 미중 정상이 각각 우크라와 러시아를 방문, 미중 대리전으로 양상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찰풍선 사건으로 가뜩이나 악화한 미중 관계에 우크라전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독일 뮌헨에서 왕 위원을 만난 뒤 미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고, 이날 카운터파트인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은 특정 국가들이 불에 기름을 붓는 행동을 즉각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받아쳤다.
CNN은 "세계 양대 강국 간의 지정학적 단층선(斷層線·fault line)이 날카롭게 갈라지는 듯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21일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연설이 예정돼 있다. 전날 밤 폴란드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후 고성에서 연설하고 푸틴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 군 지휘관과 병사들 앞에서 국정연설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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