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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⑮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기사입력 : 2023년03월09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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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절제와 질서의 뿌리를 찾아

스웨덴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상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례 1. 철로결빙으로 열차가 4시간 연착합니다

여행 중 환승역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역에는 백여 명 정도의 승객이 운집해 있었다. 연일 안내전광판과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벌써 30분 째 기차가 연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시간, 2시간, 3시간. 핸드폰을 보는 사람, 대합실에 설치된 TV를 보는 사람,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창구에 찾아가 언성을 높여 가며 항의 하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평온한 여느 대합실의 모습이다. 4시간 30분이 되어서야 기다리던 기차가 플랫폼에 들어선다. 땅거미가 떨어진 추운 겨울, 질서정연하게 탑승하는 모습은 5시간 가까이 기다린 사람들이라기보다 그저 평범한 일상적 여행객의 모습이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사례 2. 영하 15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네 사람들

11월 초 아침 8시. 많은 동네 사람들이 출근을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온 눈으로 온통 나무들이 눈꽃을 피워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적한 동네라 아침 배차 시간은 30분마다 하나씩 되어 있다. 정시에 오던 버스가 15분을 기다려도 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30분이 지났고 결국 그 다음 버스도 10분을 기다렸지만 나타나질 않는다. 총 40분을 기다린 것이다. 옆 사람들의 얼굴을 본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차분해 보였다. 핸드폰만 열심히 들여다본다. 40분 기다린 나를 포함한 승객들은 그 때부터 약속이나 한 듯 택시를 부르거나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지역뉴스를 보니 갑자기 내린 폭설 때문에 겨울 타이어로 교체되지 못해 버스가 곳곳에서 이탈 사고를 내 1~2시간 동안 버스가 배차될 수 없었다고 했다.

사례 3. 비행기가 안개로 착륙을 못 합니다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여행 중 착륙 30분을 남기고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짙은 안개로 비행기가 착륙할 수 없어 옆 도시에 착륙하도록 하겠습니다." 칼마르(Kalmar)라는 도시가 종착지였으나 옆 도시 론네뷔(Ronneby)라는 곳에서 내리게 되었다. 비행기 착륙시간은 밤 11시, 숙소까지는 1시간 정도 거리였다. 도착해 택시를 잡기 위해 모두 민첩하게 움직인다. 시내에서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대기시켜 놓지 않았느냐는 항의나 무책임하다고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사례 4. 파업으로 비행기가 뜰 수가 없습니다

SAS 파일럿 노조와 사측의 임금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스톡홀름 아를란다 국제공항에는 휴가를 떠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승객들이 긴장하며 타협소식을 애타게 고대하고 있다. 그런데 타협까지 이르지 못하고 파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휴가 계획으로 들뜬 마음으로 공항을 찾았던 승객들은 하나 둘씩 조용히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 날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의 수는 적게 잡아도 5000명이 넘었다고 저녁 뉴스에 나온다. 불상사나 항의 승객, 고함을 지르는 사람은 없었다.

[사진=게티이미지]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의 내면

스웨덴 멘탈리티(Svenska mentalitet)를 출판해 인기를 끈 민속학자 오케 다운(Åke Daun)은 이렇게 분석한다. 스웨덴 사람들의 내면에는 누구와 충돌하거나 주목받는 것을 회피하는 통제장치가 있다. 이를 그는 갈등공포증(Konfliktfobi)과 갈등회피(Konfliktundvikande)라 지칭한다. 자신의 큰 목소리에 누군가 받을 불쾌함이나 당혹감을 생각해 절대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면전에 누구와 부딪힌 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다. 누구와 따지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오케 다운 교수의 분석은 이런 멘탈리티의 뿌리가 어디 있는지로 향한다. 그의 분석은 이렇다.

다운 교수에 따르면 스웨덴 문화의 핵심에는 무엇보다 가정의 양육에 있다고 보았다. 스웨덴에서 부모의 자녀 양육은 특별하다는 것이다. 자녀를 보호해 주기 위한 최선의 방식은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피하게 하는 것이다. 틀과 규정, 그리고 제도에 대한 전수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의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식당에서 뛰어 다니며 소리 지르는 아이를 보기 드물다. 크게 떠들거나 떼를 쓰는 아이를 부모는 예외 없이 아이의 눈을 보며 손으로 "쉿"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통제가 안 되는 아이는 바로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이런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목격한다. 식당이나,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대합실, 병원대기실, 민원실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의 모습이다. 하지만 내면에는 주위사람들과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들이 사회적 규범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잡았다. 기독교적인 전통이 내면의 세계형성에 깊게 자리 잡고 있고, 1940년대 이후 회자되기 시작한 얀테의 법칙과 라곰이 만들어낸 내적 평형상태에 이른 듯하다.

[사진=스톡이미지]

단 것을 토요일에만 주는 문화

스웨덴에서 아이들이 떼를 쓸 때 부모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얼까? 이 표현을 주로 쓴다고 한다. "쉿, 토요일 사탕을 생각해야지!" 더 떼를 쓰면 토요일 사탕은 없을 지도 모른다는 유추적 레토릭처럼 들린다. 막무가내로 떼쓰거나 우는 아이에게 이 한 마디는 즉각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토요일 사탕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일주일의 최대 위안거리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함께 구디스(Godis, 젤리, 사탕, 초콜릿 등 단 것을 총칭)를 사는 것이 아이들이 있는 보통 집안의 주 중 행사다. 장 볼 때 주로 아이들이 함께 구디스 가게에 동행하는 이유다. 토요일(Lördag)과 결합한 단어 토요일 사탕(Lördagsgodis)은 대명사 형태로 사용된다. 아이들은 토요일 사탕을 먹기 위해 1주일 동안 순한 양처럼 부모의 말을 따른다. 연구에 의하면 2차 대전 당시 치아 건강을 위해 정부에서 자녀가 있는 가정에 권장한 공익 캠페인이 전 가정에서 시행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높은 곳에 숨겨 놓고 혹시 찾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없게 한다. 국민의 치아 건강상태가 획기적으로 향상된 연구결과들이 나와 점차 스웨덴 전통으로 뿌리를 내렸다고 하는 가설들이 소개된다. 주말 함께 단 것을 먹는 것이 가족마다 즐거운 축제이자 작은 예식이 된 셈이다. 여전히 이 구디스 문화는 스웨덴 사람들의 정서를 관통하는 전통 중 하나다. 이 토요 구디스는 특히 아이들의 감정이 폭발할 때 달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적 브레이크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결국 이 사탕예식도 규율을 가르치는 사회심리교육의 일환인 셈이다.

그들의 감정 통제에 대한 나만의 해석은 이렇다. 스웨덴은 2000년부터 정식으로 국가와 교회가 분리되었다. 이 전까지만 해도 1536년부터 정교일치 국가였다. 루터교를 받아들인 이후 교회는 국가의 통제 하에 있었기 때문에 온 국민들은 예배를 드리는 것이 의무였다. 성경을 읽게 하고 암기하도록 했다. 암기를 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심리적 압박 뿐 아니라 회초리 등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는 역사책을 본 적이 있다. 또한 교회는 학교가 생기기 전까지 마을의 교육기관이었다. 마을 교회 교구장은 목사님이자 선생님, 그리고 결혼식 때 주재자였으며, 돌잔치, 생일파티 등 함께 하는 마을어른 역할도 수행했다. 내가 35년 전 스웨덴에 처음 갔을 때 동네 교구사무소에서 주민신고를 했던 기억이 난다. 목사님은 이장님이기도 한 셈이다. 이렇듯 교회는 국민들이 국가의 규율을 따르게 하고 기독교적으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가장 중요한 교육기관이자 마을 질서를 바로 잡는 규율 반장의 역할도 함께 수행했다. 500년 동안 국가 규율을 따르고 교회의 가르침을 실천하던 관행과 습관이 법과 질서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게 한 주요 원인이 아닐까 짐작된다.

기독교 문화적 설명도 사실 불완전하다. 내가 손해 볼 것이 확실한데 과연 참고 견딜 수 있을까? 인간은 이익의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의 이유는 벌어진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금전적,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체계가 기본적으로 작동해야 그나마 마음이 너그러워 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들의 행정보상 제도를 들여다보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스톡홀름 시내버스의 경우 예정했던 여행에서 20분 이상 연착하면 2023년 기준 최대 1350 크로네(한화 약 15만원)까지 환불이 가능하다. 버스가 오지 않아 택시를 탔다면 사유서와 함께 영수증을 3개월 이내 고객 상담실에 제출하면 최대 환불금액까지 되돌려 준다. 그리고 3년 이내 영수증과 사유서를 제출하면 최대금액까지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도시마다 약간씩 절차와 규정은 달라도 비슷한 방법으로 환불 받을 수 있다. 기차의 경우 150Km 이상 여행할 때 20분 연착시 50%, 40분 연착시 75%, 1시간 이상일 경우 100%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항공기의 경우 여행자 보험을 통해 추가되는 비용을 변상 받을 수 있다. 금전적 보상은 어떤 경우든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는 셈이다. 정신적 스트레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부분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중교통이나 열차, 항공편의 연착과 관련하여 병원치료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면 여행자보험이나 가정보험으로 어느 정도 돌려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만큼 시간이 더 소요되고 그 과정을 준비하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는 것이 현명하기는 하지만 권리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은 확실하다.

행정 결정의 편지에 담긴 내용

어떤 행정결정이든 서면으로 이루어진다. 행정법에 따라 행정결정 통지서는 다음의 문구를 담고 있어야 한다.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3주 내에 서면으로 재심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의 행정업무로 인한 예정된 손해 혹은 불이익에 대한 재심의 요청권은 시민들이 굳이 결정 기관을 달려가지 않아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장치로서 기능한다. 당연히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나 당연히 내지 않아도 될 세금 혹은 범칙금 등의 경우 재심의 요청권을 사용하면 된다. 스웨덴 행정법(Förvaltningslagen) 43조에 따라 반드시 서면으로 결정사항에 대해 3주 내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에서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경우 사유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면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행정심판절차는 3심제도로 되어 있어 행정대법원까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행정소송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사유로 선뜻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잘못된 근거 사유나 오판에 따른 행정결정에 대한 시정절차가 열려 있고, 결정 근거에 대한 설명과 유사한 사례에 대한 정보의 요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굳이 결정권자에게 달려가 항의하거나 얼굴을 붉힐 일이 없어진 셈이다. 스웨덴에서 다양한 시 건축과와 환경과, 자동차 시험장, 세무서, 동사무소를 다녀 보았지만, 공공기관에서 언성이 높아지거나 불편한 입싸움들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행정결정 재심의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예기치 못한 실수와 결과를 인정하는 사회

어떨 때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스웨덴 사람들의 멘탈리티의 핵심은 얀테의 법칙에 기반한 배려와 겸손의 미덕, 그리고 상호신뢰에 따른 선을 넘지 않는 행동에 기인한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이론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원인의 4가지 양상을 제시한 데보라 스톤(Deborah Stone)의 연구 '정책의 패러독스: 정치적 결정의 예술'을 보면 행위의 두 차원 (의도 목적적/비목적적) 그리고 행위결과의 두 차원(예기된 결과/비예기 결과)에서 4가지 사례가 나 올 수 있다.

명확한 의도와 목적에 따른 행위에 따른 원하던 결과(버스 기사의 높은 서비스 질과 승객의 만족도)
명확한 의도와 목적에 다른 행위에 따른 예상치 못한 결과(버스나 기차 운행이 갑자기 내린 폭설이나 기계의 고장으로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결과)
불명확한 의도 혹은 비목적적 행위에 따른 원하던 결과(우연히 친구가 구입해 준 복권이 1억에 당첨)
불명확한 의도 혹은 비목적적 행위에 따른 예상치 못한 결과(후진하는 자동차에 보행자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1번과 3번은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소비자는 만족하는 경우이지만, 2번과 4번은 모두 원하는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불만족스럽거나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네 가지 예문 중 제일 심각한 경우는 4번에 해당한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거나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경우는 책임소재가 명백하다. 하지만 2번의 경우 아무리 목적적 행위라 해도 전혀 예측 못했던 상황, 예를 들어 자연재해(태풍, 눈사태, 폭설, 폭우), 타이어 펑크와 같은 예기치 못한 기계적 결함 등에 있어서는 불가항력 적이다. 스웨덴 사람들의 경우 2번에 매우 관대하고 이해력이 높다.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이 불편한 상황을 다른 사람과 언성을 높여 싸우거나 대들지 않고, 적절한 보상으로 만족하려 한다. 원인을 규명해 더 효율적인 대처를 위한 노력과 제도적 조치를 신뢰한다. 4번 경우에 있어서도 슬퍼하고 좌절하면서도 감정을 통제한다. 교회와 사회단체에서 제공하는 심리치료를 받거나 비슷한 시련을 겪었던 사람끼리 함께 위로 받으며 심리치료를 받거나,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법제화 운동과 경각심을 높이는 사회운동을 전개한다.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사람들의 경우 2번 상황에서 당장 그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데도 누군가 책임을 지라고 요구한다. 2번과 4번의 경우 관련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소비자는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다. 가장 명확한 경우는 꼼꼼한 관련법규가 마련되어 있어 제공받지 못한 서비스나 경제적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을 때다. 그렇지 않고 떼를 더 쓰는 사람이나 적극적으로 항의한 사람에게만 배상이 제공되거나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너도 나도 그 행위에 동참하려 한다. 즉 잘 구축된 보상제도의 유무와 예기치 못한 실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완충장치, 원인규명과 추후 유사한 사고에 대한 효과적 대처 등의 유무와 신뢰정도가 사회적 반응의 차이를 보여준다.

2번과 4번의 경우 피해자를 위로하기보다 피해자 가족을 부추기거나 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함께 투쟁하면 사회적 상처는 치유하지 못한 채 더 오래 지속되고 화를 더 조직적으로 키울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정치화 하면 안 되는 이유다. 정치의 영역은 책임 규명 과정의 투명화와 유사한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추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했을 때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하고 시설 설치와 점검 등에 예산을 배정하도록 하는 노력이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보상제도의 적절성, 희생자 가족을 위한 심리치료 서비스의 유무와 효과성, 엄청난 충격으로 생긴 국민들의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국민 정서 보듬기 등 국가의 화합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절제와 질서의 뿌리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의 연구서 '변화하는 사회의 정치질서(1968)' 와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의 연구서 '정치질서의 근원(2011)'에서 인지적 관성(Cognitive inertia), 즉 변화의 요구에 대한 완고성과 저항성이 강할 때 무질서와 폭력적 행태가 지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바뀌는 사회, 변하지 않는 사회, 지키려는 세력이 완강한 저항을 할 때 더 많이 분노하게 된다고 본다. 또한 이권이나 친분과 연결되어 거래하는 상호적 이타주의(Reciprocal altruism)와 가족 및 친척끼리 끌어주는 친족주의 (Nepotism)로 구성되는 후원주의(Patronage)가 지배적인 사회에서는 이를 깨트리기 위해 격렬한 반항과 폭력이 더 쉽게 수반되어 질서가 파괴된다고 보았다. 이런 나라일수록 질서가 낮게 뿌려내려 정치민주화의 기반이 약하다고 보았다.

더 순간적으로 흥분하는 국민일수록 기다리지 못하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많은 시간 기다림이 있었지만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거나, 격하게 요구하면 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굳이 요구하거나 어필하지 않아도 규칙에 따라 다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정도나 똑 같은 수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굳이 반응을 할 필요가 없고 추후에 절차를 밟아 진행하면 된다.

후쿠야마는 질서 잡힌 국가의 3가지 조건으로 행정부의 능력, 법치, 민주적 책임성을 든다. 이 세 가지가 잘 작동하는 국가일수록 질서와 규칙이 잘 지켜지고, 약할수록 사회적 불안정 현상, 즉 저항, 항의, 감정 폭발 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절제하면서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스웨덴 사람들의 문화적 배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제도화와 관습화는 많은 시간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다. 더 좋은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문화의 개조와 사회심리적 요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되는 이유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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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법관 14명→26명 증원'...재판소원도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른바 '4심제' 논란이 있던 재판소원 제도는 당 지도부가 입법 발의해 공론화를 시작, 당론으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판소원제는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현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5.10.20 choipix16@newspim.com 정청래 당대표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은 전적으로 사법부 책임"이라며 "사법부가 바로 서야 삼권분립이 바로서고 다시금 정치적 중립을 천금같이 여기는 사법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한다. 다만 법안 공포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도록하며,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총 12명을 증원하는 방식이다. 대법원은 3년 후에 26명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법개혁 특위 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이를 통해 대법원은 6개의 소부와 2개의 연합부, 실질적으로 전원합의체 2개 구조로 재편된다"며 "이는 법원의 사건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심리의 충실도를 높여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백 의원은 "특히 중요하거나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사건은 연합부 대법관의 과반 동의로 대법관 전원의 2/3 이상이 참여하는 합의체를 구성해 심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일부에선 대법관 증원이 특정 정권의 사법부 장악을 위한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임명되는 대법관은 총 22명이고 다음 대통령도 똑같이 22명을 임명하게 된다"면서 "현 정권과 차기 정권이 대법관을 균등하게 임명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사법부를 회유하거나 사유화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대법관 추천위원회 개선을 위해서는 법원행정처장을 추천위에서 제외한다. 대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위원으로 한다. 현재 10명인 추천위원을 12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위원 중에 대법관이 아닌 법관 1명이 있는데, 이 내용을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추천하는 2명으로 한다. 이 가운데 1명은 반드시 여성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추가로 지방변호사회 회장 과반수가 추천하는 변호사 1명을 포함시킨다. 아울러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위해 추천 기준을 신설했다. 현재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위원장 1명 포함 위원 10명으로 구성하는데, 여기에 성별·지역·경력 등이 다양한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넣었다. 또 위원 중에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 전문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된 기준을 "학식과 덕망이 있고 인권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수정했다. 법관 평가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법관 평가에 대한변호사협회의 법관평가를 반영하도록 했다. 자질평정 부분에 대한변협이 추천한 각 지방변호사회의 법관 평가를 포함하는 내용이다. 또 하급심인 1·2심 판결문 열람 복사를 전면 허용하도록 개편했다. 현재는 확정된 사건 판결문만 복사하도록 돼 있는데, 확정되지 않은 1·2심 판결문도 열람, 복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대법원 의견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제외하도록 했다. 판결문 확대 조치는 2000년 8월 1일부터 소급적용하도록 조치했다. 압수수색 사전심문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영장 발부 결정 과정에 사전대면심문 절차를 도입하도록 했다. 재판소원 제도 도입은 특위 위원인 김기표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당 지도부도 발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재판소원제는 원래 사법개혁 특위에서 논의하려고 했는데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재판소원은 헌법 이치와 국민의 헌법적 권리 보장, 국민의 피해 구제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입법발의 하는 만큼 당론 추진 절차를 밟아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소원제 도입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공론화하기 위해 지도부 차원에서 발의하는 것"이라며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들으면서도 사법개혁 공론화의 장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했다. heyjin@newspim.com 2025-10-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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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군 2030~2040년 '건함계획' 발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해군이 2030년대부터 2040년까지 한국형 이지스함(KDDX)을 3차까지 진행해 총 18척을 확보하고, 장보고IV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해상초계기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건함계획'과 '해상초계 전력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각종 전술핵 탑재 무기와 신형 전략무기 체계를 대거 공개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2종, 그리고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정황이 확인되면서, 우리 군의 대응체계와 방어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이 서울ADEX에 선보인 한국형 이지스함(KDDX) 모형.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12척 추가 건조 = 해군은 최우선으로 만재배수량 8000톤급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추가 전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해군은 세종대왕급(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구축함, 정조대왕급(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3번함 건조 중) 구축함 등 이지스 구축함 6척 확보와 함께 KDDX를 최대 18척까지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신형 군함을 도입하는 7조8000억 원 규모의 KDDX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진전되지 않고 있음에도, 해군이 KDDX Batch-Ⅱ, KDDXⅡ 사업을 만들어 국산 이지스함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한미 간 '기술 이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19일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6월 미 해군 측에 서한을 보내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SM-3/6 함대공미사일 확보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지스함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협동교전능력(CEC) 미탑재로 초수평선, 장거리 대공표적 대응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대한(對韓) 수출을 요청했다. CEC는 지구의 곡면 특성을 감안, 여러 함선과 항공기에서 레이더 등으로 추적·확보된 표적정보를 고용량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융합·분배해서 공통 표적을 산출, 원격교전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같은 해 8월 답신에서 "미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은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 해군은 거부의 이유로 밝힌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호주는 2018년 호바트(Hobart)급 방공구축함, 일본은 2020년 8번째 이지스함이자 아타고급의 개량형인 마야급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하도록 허용했지만, 한국에는 CEC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호주·일본에는 CEC를 제공한 미국이 같은 동맹국인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으려는 '이중적 태도'에 실망한 해군이 이지스함 기술 국산화를 표방하는 KDDX 추가 건조로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판매 거부에 따라 해군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CEC와 유사한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ADD가 개발하는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는 이지스 구축함, 해상초계기,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과의 연동,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L-SAM) 등 첨단 무기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산 전투체계를 쓰는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선 한·미 간 체계 연동 및 통합 여부 등이 불확실해 원활한 운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해군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추가 건조보다는 KDDX 추가건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DDX 사업은 총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두고 양 업체 간 갈등이 심해지며 연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주도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벌점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다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면서 "KDDX 사업에서 한화와 현대의 대결은 '6척 싸움'이 아니라 '18척 싸움'이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것 같다"고 했다. 해군은 현재 추진 중인 KDDX 6척 건조 사업이 출발하고, 차기호위함(FFX) Batch-IV 사업이 끝나는 즉시 곧바로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KDDX Batch-II 사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KDDX-II 사업을 2035년 이후에 도입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호위함(울산급 Batch-Ⅲ) 선도함 '충남함' [사진=HD현대중공업] 2025.10.20 gomsi@newspim.com ◆차기호위함(FFX) 사업 종료 후 차기호위함(FFX)-II 사업 = 한편, 해군은 기존 차기호위함(FFX) Batch-I/II/III/IV 사업을 완료한 후, 차기호위함(FFX)-II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은 FFX-II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지만, 건조시기와 구체적 제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해군은 차기 호위함(FFX) 사업으로 총 26척의 호위함(FFG)을 전력화 한다. FFX Batch-I 사업으로 인천급 호위함 6척, FFX Batch-II 사업으로 대구급 호위함 8척을 건조했고, FFX Batch-III 사업으로 충남급 호위함 6척을 건조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차기 호위함(FFX) Batch-IV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3조2500억 원을 투입, 총 6척을 건조하는 'FFX Batch-IV'(울산급 Batch-IV)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9~2030년경 6척의 함정 모두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FFX 사업이 완료되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까지 모든 해역함대의 노후화된 중·대형 함정이 교체가 완료된다. ◆AI 기반의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 = 또한 1000t급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해, 미사일 고속함 PK-A/고속함 PK-B로 대표되는 고속함들을 보완할 계획이다. 연안초계함(OPV)은 인력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이다. 1500~2200톤급으로, 기존 초계함보다 거주성 등이 향상시켜 연안 및 해상 경비, 해양 안전, 어업 지도, 해양 오염 감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2020년 11월 1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중형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KSS-Ⅲ, 3000톤급)'.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Ⅲ급 두 번째 잠수함이다. 해군이 건조하는 '장보고Ⅳ' 잠수함도 같은 체급의 형상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025.10.20 gomsi@newspim.com ◆장보고IV 사업 추진에 이어 2040년경 원잠 추진 = 한편, 해군의 수중전력인 잠수함 전력증강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해군은 2035년 이후 현재 장보고III Batch-I/II/III를 끝내고, '장보고IV 사업'으로 넘어간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이지만, 해군이 밝힌 장보고IV 사업은 그동안 2000톤급 잠수함으로 알려졌으나, 해군이 이번에 밝힌 방향은 3000톤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보고IV 사업 이후인 2040년 무렵, 해군은 차세대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으로, 원자력 추진 기관을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P-8A 포세이돈 후속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개발 계획 = 해군은 현재 P-3C/CK와 15대와 P-8 포세이돈 6대 등 21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 휴전선 길이의 9.5배, 남한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30만㎢의 작전해역에 대한 상시감시와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군항공사령부 전력은 현재 P-8A 포세이돈 6대를 주력으로 2030년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해군은 이번에 기존 P-3C/CK 대체용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월 29일 경북 포항기지에서 발생한 P-3CK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는 1968년산으로, 무려 57년을 운용한 노후 항공기의 위험성을 해군에 각인시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서울ADEX에서 선보인 한국형 해상초계기 모형. KAI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해군 관계자는 "해군은 현재의 P-3CK 기종을 2030년까지 운용하고, 그 이후에 최신예 한국형 해상초계기를 도입을 개획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난 초계기와 동형인 나머지 P-3CK 7대의 조종사 안전, 그리고 대잠전력의 공백을 막기 위해 한국형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해군은 해상초계기를 해외 직도입으로 할지, 국내개발로 할지, 획득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4 분기에 획득방법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KAI가 기존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를 개조하는 개발 계획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해상초계기 추가 소요는 운용인력을 감안해 11대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 2025-10-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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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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