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한국관 방문
K콘텐츠 파급력 언급하며 이태원 상인 제안 공개
상권회복 기대감 피력, 귀국 후 구체적 논의될 듯
[영국 런던=뉴스핌] 정광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 '한류' 현장에서 이태원에 'K콘텐츠(한류)' 관련 시설(장소)이 들어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참사 이후 고통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제안 수준이라는 설명이지만 한류 열풍을 활용한 해외 관람객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유럽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현지시간 13일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을 방문, 두 도시간의 우호증진 및 패션산업 교류를 위해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상 3점을 기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Victoria and Albert Museum) 총괄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 내 마련된 한류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영국 런던=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03.14 peterbreak22@newspim.com |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은 영국 여왕 빅토리아와 부군 앨버트 공의 이름을 따서 1852년 설립됐으며 460만점 이상의 예술품, 서적 및 기록 보관소를 영구 소장하고 있다. '전 세계의 시대와 양식을 총망라한 미술 공예품을 수집한다'가 운영 모토다.
1888년부터 한국 예술품을 수집해왔고 1992년 런던 최초로 한국관을 상설로 개관해 운영중이다. 한국관은 4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도자기, 자수, 패션, 제품 디자인 및 디지털 아트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을 다양하게 관람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한국 대중문화를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회를 진행중이다. 16주차를 맞이하는 동안 1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게 현지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특히 오 시장이 이 자리에서 이태원 상권 회복의 방안으로 K콘텐츠 관련 시설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오 시장은 "이태원이 K콘텐츠의 발생지라는 말이 있더라. '서태지와 아이들'이 거기서 시작했다고. 상인들이 그래서 이태원을 K뮤직의 발상지로 해서 기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엔데믹(국지적 전염병)으로 전환한 후 빠른 회복을 보이는 해외 관광객을 활용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관광지 중 하나인 이태원에 한류를 상징하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연계되면 참사 이후 침체권 상권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서울시는 "상인들의 제안이 있었던 사안으로 구체적인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광장 분향소 등 참사에 따른 민감한 사안들이 적지 않은 상황인만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발언 이후 이태원 상권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공론화 분위기가 형성된 이후에야 K콘텐츠 기념 시설에 대한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한편 오 시장은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상 3점을 한국관에 기증하며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기중한 3점의 의상은 ▲한글 자모의 구조와 특징을 패턴의 조형과 접목시켜 한글에 축적된 시간의 의미를 담아낸 박춘무 디자이너의 '데무' ▲태극문양을 모티브로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남성복으로 상징화한 박종철 디자이너의 '슬링스톤' ▲신선하고 독창적인 감각으로 위트있는 패션을 선보여 해외컬렉션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윤석운 디자이너의 '석운윤' 등이다.
오 시장은 "한류를 위해 이렇게 많은 공간을 할애한 점에 감사하다. 벌써 10만명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오늘 기증하는 건 비록 세점이지만 원하시면 얼마든지 더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기증된 의상들은 향후 한국관 전시를 시작으로 영국 내 문화예술 행사와 연계해 순회 전시될 계획이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