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19일,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 크렘린궁이 배포한 푸틴 대통령의 인민일보 기고문에 따르면 푸틴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중국이 역사적 배경과 근본적인 (사태의) 요인들을 이해하고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한 것에 감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마르칸트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시진핑 중구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2022.09.16 wonjc6@newspim.com |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 침공을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으로 명명한 이래 전쟁이란 표현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날 기고문에서도 우크라 전쟁을 '위기(кризиса)'로 표현했다.
이어 푸틴은 "우리는 중국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인권법을 포함한 국제법의 규범을 존중하고 유엔 헌장의 엄격한 준수를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의해 심각하게 위반되고 있는 불가분성 안보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의 핵 안보를 해칠 수 있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불법적인 일방적인 제재는 거부하며, 반드시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 사태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에 개방되어 있다"며 "2022년 4월 평화협상을 깬 것은 러시아가 아니다. 평화 프로세스의 미래는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해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달려 있다. 불행하게도 러시아에 대한 요구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이는 해결책을 찾는 데 관심이 없다는 바를 방증한다"고 푸틴은 말했다.
이는 우크라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러시아군의 전면 철수와 모든 영토의 반환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푸틴은 서방에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 사태가 지속적으로 서방에 의해 가열되고 있다. 이는 서방이 국제적인 지배력과 단극 국제질서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며 "'집단적 서방'은 전 세계 국가와 국민들의 운명을 갖고 도박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 미국의 지배에 굴복하지 않는 이들을 동시에 억제하는 정책은 날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공격적이다. 국제 안보와 협력 구조는 해체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당면한 위협', 중국은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푸틴은 "우리 양국은 같은 생각을 지닌 다른 국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억명(золотого миллиарда)의 요구를 충족하는 일부 '규칙'이 아닌 국제법에 기초한 공정한 다극 세계 질서의 확립을 지지해왔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에 평등하고 개방적이며 포괄적이고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안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중국의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의 건설적인 역할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푸틴은 "오늘날 러시아-중국 관계는 역내 및 세계 안정의 초석이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국제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의제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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