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지난달 압수수색 뒤 관련자 조사 진행
대북송금 사건 수사 속도↑ 변호사비 대납 수사↓
대장동 잔여 '428억 약정', 정자동 2개 사건도 수사 계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대표의 잔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혐의를 구체화하는 대로 이 대표에게 추가 소환조사를 통보하거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과 위례신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특정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해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손해를 입히고, 관내 기업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을 요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3.03.22 leehs@newspim.com |
◆ 백현동 용도변경…이 대표 "국토부 협박" vs 檢 "성남시 자체 결정"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됨에 따라 관심이 쏠리는 사건은 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이다. 백현동 사건은 대장동 사건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옹벽 아파트'로 논란이 된 백현동 개발은 이 대표가 2015년 옛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남은 부지를 아파트로 조성한 사업으로, 해당 부지는 아시아디벨로퍼라는 부동산 개발업체가 매입했다.
문제는 아시아디벨로퍼가 당시 성남에서 유력한 로비스트이자,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한 뒤 특혜가 제공받았다는 데 있다.
아시아디벨로퍼는 2015년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했고, 같은 해 4월 성남시는 용도변경을 결정했다. 자연녹지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상향된 것으로, 이를 통해 아시아디벨로퍼는 3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남겼다.
특히 용도변경이 있기 전인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김 전 대표와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15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비 의혹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2021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의 협박으로 할 수 없이 용도변경을 했다는 입장이며, 관련 근거로 당시 국토부가 성남시에 보낸 공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부지 용도변경이 성남시의 자체적인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제시한 공문과 이후 국토부가 추가로 보낸 공문에도 협박 내용이 담기지 않았으며, '성남시가 적절히 판단하라'는 내용이 담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4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당시 사업을 추진했던 성남시 직원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백현동 사건은 이미 경찰의 1차 수사와 감사원 감사까지 거쳐 검찰로 넘어온 사건으로, 일각에선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檢, '대북송금' 수사에 속도…향후 추가 소환·영장 청구 전망
이런 가운데, 수원지검은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의 '커넥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이 대표와 쌍방울이 함께 엮인 사건은 '대북송금 사건'과 '변호사비 대납 사건'으로, 이중 변호사비 대납 사건은 수사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대북송금 사건은 이 대표 관련 사건 중 수사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쌍방울의 대북송금 과정에 관여했는지, 쌍방울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등을 대납했는지가 쟁점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1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서 총 800만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북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쌍방울이 보낸 800만달러 중 500만달러는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한 스마트팜 사업비, 나머지 300만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 추진 목적이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 전 부지사를 재판에 넘긴 검찰은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관련자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정자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두 가지로, 하나는 중앙지검이 맡은 '한국가스공사 부지 개발 특혜 사건', 다른 하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 중인 '호텔 개발 특혜 사건'이다.
가스공사 부지 사건은 성남시가 2015년 가스공사가 대구로 이전하면서 남은 부지를 낙찰받은 특정 업체에게 주택 개발을 허용해주고 건물 기부채납 등을 조건으로 용적률을 560%까지 상향해주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호텔 사건도 비슷하게 특정 업체가 정자동 시유지에 관광호텔을 짓는 과정에 성남시가 용도변경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대장동 잔여 사건 중 이 대표의 '428억원 약정 의혹'도 계속해서 수사 중이다. 검찰은 사건별로 이 대표의 혐의점을 구체화한 뒤 그에 대한 소환통보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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