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고] 상속세가 '징벌적 과세' 되지 않으려면

기사입력 : 2023년03월26일 09: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6일 09:00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이경진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부(富)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평가가 붙는다. 소득세로 과세한 후 축적된 부를 상속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과세가 이루어지는 '이중과세' 부작용에, 엄청난 세율(최고세율 50%)까지 부담해야 해서다. 기업을 승계했을 때 최대주주의 주식 가격에 20%를 가산하는 할증과세(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까지 더하면 세율은 60% 이상으로 치솟는다.

세금 부담이 적정한지와는 별개로, 상속재산을 얼마나 취득하느냐와 무관하게 피상속인의 유산 전체를 대상으로 상속세를 과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따라 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능부담원칙'을 위배하여 합리적이 아니라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막대한 상속세 부담, 엄격한 가업승계 요건 등에 가업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국가 경제에도 결코 이득은 아닐 것이다. 

국세청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상속세 신고 대상인 피상속인 수는 2019년 9555명에서 2020년 1만1521명, 2021년 1만4951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수십년간 인플레이션으로 자산 가치가 크게 증가하며 과세대상자 수도 늘어나 최근에는 상속세가 부자 세금이라는 시각이 예전보다는 많이 옅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호응하여 상속세 개편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 왔는데, 최근 기획재정부가 현행 상속세 과세체계인 유산세 방식에서 자산을 받은 만큼 세금을 부담하는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을 검토하면서 유산취득세를 도입했을 때 시뮬레이션 결과, 배우자공제 등 각종 공제제도, 세율,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조정에 따른 세수효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현행 상속세법(1950년 제정·공포)은 만들어진 지 7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납세환경에 비해 이를 반영하는 법 개정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과세체계의 기본 골격이 그대로인 점,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추어 보아도 실제 상속세를 과세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3개국 중 유산세 방식을 취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4개국(미국, 영국, 한국, 덴마크)에 불과한 점 등을 근거로 상속세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상속세 과세방식에는 크게 유산세 방식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구분된다. 유산세 방식이란 상속인들에게 상속재산이 어떻게 분할되는지는 무관하게 피상속인의 유산 전체를 대상으로 과세표준으로 삼아 과세하는 방식으로, 유산취득세 방식보다 유산분할을 가장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행할 우려가 적고 그에 따라 세무집행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반면 유산취득세방식은 유산을 취득한 자의 취득재산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과세하는 방식으로, 유산취득자의 개인적 담세력에 대응하여 과세할 수 있어 공평과세의 이념에 적합하고 상속인들 사이에 재산의 분할을 촉진시켜 부의 집중 억제에 유효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세부담을 감경시키기 위해 허위의 분할 신고의 우려가 있는 등의 단점이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이경진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2022.09.23 peoplekim@newspim.com

우리 법은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여 상속이 개시된 경우 피상속인이 거주자인 경우에는 모든 상속산,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국내에 있는 모든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방식에 따를 경우 상속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몇 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상속재산의 범위에 관하여 총 상속재산 가액을 산정하고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 등(상증세법 제14조)을 뺀 후 여기에 합산대상 사전증여재산을 가산하여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한다. 위와 같이 산정한 과세가액에서 인적공제와 물적공제를 차감하고 감정평가수수료를 공제하는 순으로 상속세 과세표준을 산출하며 여기에 세율(10~50% 5단계 초과누진세율)을 곱하여 상속세액이 산출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상속세액이 산출될 때 납세자가 직면한 가진 큰 문제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일 것이다. 상속세가 과중하게 된 원인으로는 현재 상속세 과세방식이 유산취득세보다 세 부담이 더 무거운 유산세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독일이나 영국 등에 비해 세율이 높고, 특히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기준금액이 낮으며 배우자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점이 거론된다.

실제로 상속세의 과세표준구간은 2000년 1월 이후 수정된 적이 없는데 2000년부터 현재까지 물가가 40% 이상 상승하여 명목가치가 상승하였지만 조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최근 부동산 공시지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부동산 가격평가가 급증하였다는 점 등이 함께 영향을 끼쳐 상속세 부담을 과중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행 상속세제는 배우자의 상속부담이 과중하다. 상속세액 산출시 인적공제를 차감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배우자 상속공제도 이에 해당한다. 상증세법 제19조 제1항은 상속재산 중 배우자의 상속지분금액에서 배우자에게 사전증여한 재산을 뺀 금액의 한도에서 공제를 인정하되, 최대 30억원을 공제한도로 규정하고 있다.

즉 [①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 ②기준금액  배우자의 법정 상속분- 가산한 증여재산 중 배우자 수증분의 증여세 과세표준, ③ 30억원] 중 적은 금액에 대해서 상속공제가 인정되는데, 이를 보면 상속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배우자 상속지분이 줄어들고 배우자공제액도 적게 된다.

그런데 배우자는 다른 상속인들보다 피상속인의 재산형성에 기여한 바가 높을 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의 사망시 자녀들은 성인인 경우가 많아 상속재산을 통한 부양의 필요성이 낮은 반면, 점차 평균수명이 늘어나 생존배우자에 대한 부양을 더 고려할 필요가 있음에도 현행 상속세제는 그러한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증여하더라도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거나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아 배우자의 상속권이 강화되어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더욱 그러하다. 

앞으로 기획재정부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어떠한 형태로 상속세 개편을 추진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은 현행 상속세는 유산세 과세방식, 낮은 과세구간, 최대 50%의 높은 세율,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가업승계의 엄격성 등을 고려하였을 때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그 세부담이 과중하므로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면 유산취득세 방식을 취하면서도 과세구간이 우리나라에 비해 폭이 넓고 그 최고세율이 30%로서 낮기 때문에 상속세 부담이 비교적 낮음을 알 수 있는 바,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이나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기준금액을 높이는 방법 또는 최고세율을 낮추는 방법, 최소한 물가상승 등을 고려한 과세표준 구간의 개편 등 여러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배우자 상속 부담과 관련하여서는 단기적으로는 배우자 공제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배우자는 다른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만 상속에 포함되는 것, 즉 자녀 세대에의 재산이전을 상속으로 파악하여 영국이나 미국과 같이 배우자의 증여에 대하여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을 적극 검토함으로써 생존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부담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경진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2005년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2005년 삼일회계법인 조세변호사

-2009~2013년 서울지방국세청 송무1과 중요소송(국제조세소송)T/F 팀장

-2013~2014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2014~2017년 서울지방국세청 송무국 송무과장

-2018~2020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

현재
서울고검 국가송무상소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여성변호사회 오정기금관리특별위원회 위원
한국부동산원 보상자문위원회 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등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례과천선 광역철도 민자적격성 통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남구, 송파구 일원을 연결하는 위례과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위례과천 광역철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위례과천선은 서쪽으로는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고 북쪽으로는 강남구 압구정까지 연결하는 총 연장 28.25km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민간투자방식으로 지어진다.  위례과천선 노선도안 [자료=국토부] ※노선 미확정 위례과천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후 2021년 12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국토부에 최초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제안서 검토 및 지자체 협의과정을 거쳐 2022년 9월 민자적격성 조사에 착수했다. 민자적격성 조사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 양재첨단물류단지 개발 등 여건 변화가 발생했고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 보완을 거쳐 올해 11월 최종적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본 사업 영향권에 있는 9개 공공주택지구에 총 8만6000명 규모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신규 철도노선을 통해 선제적으로 교통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입주 예정 지구는 과천주암 공공지원주택지구, 서울강남 공공주택지구 등이다. 다만 노선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부노선 및 역사는 실시협약 체결 시 확정‧공개할 방침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내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제3자 제안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까지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4-11-07 17:36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