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임시정부수립 기념일 계기
제자·지인들 헌사 적은 두권의 공책
[서울=뉴스핌] 이나영 인턴기자= 평생 독립운동에 헌신한 오산 이강 선생의 생전에 쓴 글과 중국인 제자 등이 헌사를 엮은 공책 '설니홍조(雪泥鴻爪)'가 처음 공개됐다.
국가보훈처는 5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을 맞아 연해주와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며 임시의정원 의장, 광복군 모병 활동을 펼친 이강 선생의 유품 설니홍조를 공개한다고 전했다
1962년 독립장을 추서 받은 이강 선생(1878~1964)은 평안남도 용강 출신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연해주, 만주와 중국 등지를 다니며 '공립신보' 주필, '대동공보' 편집책임을 맡아 항일 언론 활동을 전개했다.
설니홍조. [사진=보훈처] |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계획과 실행을 돕기도 했다. 1919년 강우규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원과 부의장을 거쳐 1927년 의장직을 맡았다.
이후 흥사단 원동지부원으로 참여한 후 남중국 방면을 여행하던 중 1928년, 중국인 교회에서 강연하다 체포돼 다시 옥고를 치렀다.
1930년 만기 출옥 후 고향 용강을 거쳐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에 정착하며 중국인 제자들을 양성했다. 1941년 한국광복군 수립 후 광복군 모병활동을 하다 광복을 맞이했다.
이번에 공개된 설니홍조는 '눈 녹은 진흙 위의 기러기 발자국'이란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는 인생의 자취란 의미로 해석된다.
1권은 1947년 타이완에서 국내로 귀국하기 전까지 중국 체류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선생을 포함한 73명의 제자들이 쓴 글귀로 구성돼 있다.
2권은 이강 선생이 백범 김구 선생과 성재 이시영 선생 등 6인에게 귀감이 되는 글귀를 요청해 쓰여졌다. 김구 선생은 중국 송대 문장가 범준의 문집에 실린 글을 옮겨 적었다.
김희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장은 "오산 이강 선생은 한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하고, 임시의정원 의장을 역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