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 제조·협박전화 번호 조작 혐의
경찰, 제조자에 필로폰 전달 판매책도 검거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벌어진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해당 음료를 제조하고 협박전화 번호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일당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길모 씨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김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강남구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나눠준 뒤 학부모들을 협박한 '마약 음료 사건'의 일당인 길모 씨(왼쪽)와 김모 씨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길 씨는 마약 음료를 국내서 직접 제조해 사건 당일 강원 원주에서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고, 김 씨는 중계기를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중국에서 학부모에게 걸려온 협박전화를 국내 발신인 것처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04.10 hwang@newspim.com |
길씨는 강원 원주에서 필로폰을 우유에 섞는 방법으로 마약음료 100병을 만든 뒤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시음 행사 아르바이트생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피해 학생들의 학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걸 수 있도록 중국 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전화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오후 길씨와 김씨를 원주와 인천에서 각각 검거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마약음료를 학생들에게 마시게 한 일당 4명을 검거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3일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부근에서 학생들에게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라며 마약음료를 나눠줬으나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제조된 마약음료 100병 중 18병이 시중에 배포됐고 음료를 마신 피해자는 학부모 1명을 포함해 총 8명으로 파악됐다.
또 경찰은 길씨에게 필로폰을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기고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판매한 30대 남성 A씨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총책이 중국에 있으며 마약과 보이스피싱을 연계한 '신종 피싱'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