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배구조 개입에 선그었지만...국민연금입장 중요
국민연금 참여 안할경우, 지배구조구축 제동걸리듯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에 참여할 전문가를 확정하기 위해 주주 추천을 받는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KT가 초유의 사외이사와 대표 공백 사태 사태를 맞이한 가운데 이 TF팀이 향후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선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KT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12일까지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 참여할 외부 전문가에 대한 주주 추천을 받는다. 주주 추천 자격은 KT 지분 1% 이상을 가진 주주로, 대상이 되는 주주는 총 17곳이다. 주주 추천은 최대 2인까지 추천할 수 있다. KT는 주주 추천을 통해 구성된 후보군을 토대로 이사회에서 최종 5명 내외로 TF에 참가할 외부 전문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KT광화문지사 모습. 2021.11.02 kimkim@newspim.com |
관건은 국민연금이 주주 추천에 참여할 지 여부다. 지난 9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사임 등 KT가 거치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정부가 주식을 하나도 안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오직 주주만이 그러한 인사나 최종적인 중요한 인사에 대해 개입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로서도 비합리적으로 개입한다든지 하는 그런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KT 차기 CEO 후보 및 사외이사 사임에 정치적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검찰은 KT 전직 임원들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KT 차기 CEO 후보였던 구현모 전 KT 대표와 윤경림 전 KT 사장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국민연금이 주주 추천을 하지 않고 뉴거버넌스 구축 TF팀이 구성된다면 KT의 지배구조 구축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주주 추천에 있어 국민연금의 의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KT 내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논란이 많은 상황에 주주 추천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고, 또 누굴 추천해야 할 지 추천을 한다면 누가 결정을 해야 할 지 애매할 수 있다"면서 "KT에서 하려고 하는 TF팀 구성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주주 추천을 하지 않는 수준으로 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국민연금이 주주 추천을 한다면, 국민연금의 뜻에 따라 TF팀 멤버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민연금은 KT 지분 8.53%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현대차가 7.79%, 신한은행이 5.5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 앞서 국민연금과 뜻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신한은행 역시 모회사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인 만큼 국민연금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국민연금이 주주 추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TF팀을 구성해 이 팀을 주축으로 사외이사 선임과 대표이사 선임을 이어가겠다는 KT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KT는 뉴거버넌스 구축 TF를 8월까지 5개월 간 운영해 5개월 안에 두 차례의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사외이사와 대표이사를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TF팀 주주추천 명단 공개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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