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아시아국 핵 불허라는 벽 뚫어"
"尹대통령 '핵 보유' 말에 미 태도 바꿔"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과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PG) 창설 등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북한 핵을 급박한 위협으로 인식해 대응태세를 구축한 첫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전성훈 국민대 겸임교수. [사진=뉴스핌DB] |
통일연구원장 출신인 전성훈 국민대 겸임교수는 28일 뉴스핌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가 시작된 후 30년이 지났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여덟 번째"라면서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 대한민국이 비로소 북핵문제를 현존하는 급박한 위협으로 절박하게 인식했다는 점에서 역사는 훗날 북핵 위기 대응태세를 구축하기 시작한 최초의 정부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윤 대통령이 미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은 비현실적이며 이제 북한이 핵에 의존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한 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면서 "그 첫 작품이 워싱턴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NBC 인터뷰에서 "굳건한 한미동행을 바탕으로 북한이 핵 도발을 감행할 생각도 못하게 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 교수는 "아다시피 미국은 아시아 국가에게 핵을 허용하는 것을 철저히 금기시 한다"며 "그 벽을 뚫고 만들어 낸 것이 워싱턴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물론 나토의 핵 공유 체제에 비해 미흡한 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선언을 계기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미국의 핵 자산에 가장 근접한 국가가 대한민국이 되었으며 이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성과"라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아주 크게 우려한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연초 국방・외교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위기가 더 심각해지면 핵 무장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언급이 미국을 흔들어 놓았고, 이번에 바이든 정부가 과거보다 더 전향적인 태도를 갖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4.28 |
이어 "이제 과거 보다 한 차원 높은 틀이 만들어 졌으니 잘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한반도는 핵시대로 들어섰고 대한민국은 핵시대에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면서 "숙제는 산더미처럼 많은데 지금의 우리는 왜소하다"고 윤석열 정부가 적지않은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지적했다.
전 교수는 "그렇지만 우리의 미래는 밝다"면서 "70년 전 잿더미에서 맨손으로 일어섰듯이 대한민국은 북핵 위기를 의연하게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대표적인 핵 전문가이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