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세수입 24조 감소…세수 펑크 가능성
정부, 감액추경 선긋기…기금·세계잉여금 활용
세수 부족분 만회 버거워…현실적인 대책 필요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올해 1분기 국세수입이 지난해와 비교해 24조원 줄어들면서 세수 펑크가 가시화하고 있다. 역대급 초과세수가 발생했던 재작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기가 하강하면서 나라살림의 기반이 되는 세금 수입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성소의 경제부 기자 |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올해 최소한 30조원 가까이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세수 결손은 세금이 예산액보다 적게 들어오는 상황을 말한다. 정부는 한해의 나라살림을 짤 때 그 해 걷힐 세금을 예측하는데, 올해 경기가 심각하게 부진한 탓에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세금이 덜 걷히고 있는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세금이 걷힌다 해도 올해 연간 세수는 이미 정부가 전망한 올해 세수(400조5000억원)보다 28조5000억원 감소하게 된다.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마땅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다. 세수 결손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통상 써왔던 카드는 감액추경이다. 본예산 예측보다 세수가 적게 들어와 그만큼 지출을 줄이거나, 국채 발행 한도를 늘려달라고 국회에 요청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는 국세수입이 감소하자 세입 예산을 12조원 축소하고 적자국채를 발행해, 총 17조3000억원 규모의 감액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여러모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의원들의 예산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무작정 지출을 줄일 수 없는 노릇이고, 적자국채를 발행하자니 이는 빚 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현 정부의 기조와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4일 "내부적으로 세수 재추계는 계속하고 있지만 추경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감액추경(세입 감액경정)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신 정부는 지난해 쓰고 남은 세금인 세계잉여금과 기금 여유 재원, 불용액으로 세수 부족분을 만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보이진 않는다. 지난해 일반회계에서 발생한 세계잉여금은 6조원 남짓인데, 이 가운데 지방교부세와 국가채무 상환에 쓰이는 돈 등을 제외하면 2조7500억원 가량이 남는다. 실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은 3조원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기금 여유자금을 동원할 방법 역시 요원하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사업성 기금의 여유자금 추산 규모는 26조9000억원인데, 2016년 이후 기금 여유자금을 한 해 5조원 이상 투입한 경우는 없었다. 집행하지 못하고 이듬해로 넘기는 '불용액'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 역대 최대 규모로 지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이 방법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올해는 경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해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회복되는 '상저하고'를 전망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불확실한 데다 수출 반등시기도 예측 불가인 상황이라 '상저하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위기 때일수록 재정을 통해 경기 안정을 꾀하는 게 중요한데 세수 부족으로 불안함만 커지고 있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soy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