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브라질 출신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인종차별을 당한 뒤 분노를 터뜨렸다.
비니시우스는 22일(한국시간) 2022~2023 라리가 35라운드가 치러진 스페인 발렌시아와 원정에 선발 출장했다. 0대1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비니시우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다 파울을 얻어냈다. 이때 발렌시아 페널티지역으로 다른 공 하나가 들어왔고 수비수가 이 공을 차 낸다는 게 비니시우스가 드리블하던 공을 정확히 맞혔다. 주심이 수비수에게 옐로카드를 주고 상황을 수습하는 사이 비니시우스가 골대 뒤편 관중과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설전을 벌였다.
22일(한국시간) 라리가 35라운드 발렌시아와 원정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사진 = 레알 마드리드 SNS] |
비니시우스는 주심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전달했다. 10여분 멈췄던 경기는 재개됐지만 후반 추가시간 막판 양 팀 선수들이 감정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비니시우스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게 비디오판독(VAR)으로 발견돼 레드카드를 받았다. 발렌시아팬들의 야유 속에 그라운드를 벗어나던 비니시우스는 손가락 두 개로 '2'를 만들어 '2부로 떨어져라'는 몸짓을 했다. 이에 격분한 발렌시아 선수들과 또다시 몸싸움을 벌였다.
추가시간이 17분이나 더 주어졌고 레알 마드리드는 0대1로 패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가 끝난 뒤 SNS를 통해 "이번이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는 인종 차별이 일상화됐다"라고 격분했다. 그는 "라리가 사무국의 대처를 보면 인종차별을 장려하는 것 같다. 스페인은 인종 차별국가로 인식된다"라고 비판했다. 비니시우스의 이같은 메시지에 팀 동료 벤제마를 비롯해 음바페·네이마르 등 동료 축구선수들은 게시글을 공유하며 그를 감쌌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22일 이 장면에 대해 "비니시우스는 원숭이 흉내를 낸 관중을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이게 축구냐? 인종차별주의자가 모인 전당대회지"라고 분노했고 발렌시아 주장인 호세 가야도 "인종차별주의자 녀석들은 이해가 안된다. 축구장에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발렌시아측의 반응은 예상밖이었다. 발렌시아의 디렉터는 "오해가 있었던 부분도 있다. 우리 팬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한 안첼로티는 사과해야 할 것"이라는 황당한 태도를 보였다. 발렌시아 구단도 성명문을 통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가해자를 처벌하겠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과도 없이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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