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PGA챔피언십은 막을 내렸지만 '골프 벼락스타' 마이클 블록(미국)의 영화같은 이야기는 계속됐다.
블록은 22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 출전, 21세기 들어 클럽 프로중 가장 좋은 공동 15위에 올랐다. 세계랭킹이 3580위에서 무려 3003계단이나 뛰어 577위에 올랐다.
2023 PGA챔피언십에서 공동 15위에 올라 '골프 벼락스타'가 된 마이클 블록. [사진 = PGA] |
캘리포니아주 한 골프클럽의 헤드 프로로 일하는 46세의 블록은 올해가 5번째 PGA 챔피언십 출전으로 처음 컷을 통과했다. 2라운드 한때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3라운드에서는 저스틴 로즈와 4라운드에선 로리 매킬로이와 한 조로 경기했다. "작은 도시 골프장 레슨 프로인 내가 로즈와 매킬로이와 경기했다.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4라운드 파3 15번홀에서 더욱 짜릿한 경험을 했다. 매킬로이가 보는 앞에서 '덩크 홀인원'을 했다. 블록은 매킬로이의 축하 포옹을 받았다. 매킬로이는 경기후 "블록과 함께 플레이하는 분위기는 믿을 수 없이 좋았다"며 "클럽 프로로서 매우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며 메이저대회의 주말경기를 하고있다.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챔피언에 오른 브룩스 켑카는 "그는 훌륭한 친구입니다"라고 추켜세웠다.
개인지도로 생계를 이어온 블록은 대회 참가 전 자신의 공에 '왜 안돼?'(Why Not)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블록은 수많은 갤러리의 응원과 갈채속에서 경기를 마치고 "내 인생을 바꾼 주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지만 내 방식대로 게임을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아이들이 태어날 때도 울지 않았던 그가 이번 주에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아내가 제가 우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할 정도로 나는 눈물이 없다. 그런데 오늘 아침 울면서 일어났다. 꿈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는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쳐 내년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했다. 다음주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와 6월에 열릴 RBC 캐나다 오픈에 초청받았다. 28만8333 달러(약 3억7000만원)라는 큰 상금도 쥐었다. 1시간에 150 달러(약 20만원)를 받고 레슨하는 블록이 1900번을 레슨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블록은 23일 CNN 아침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그는 마치 골프 영화 '틴컵'과 흡사하다는 질문에 "맞다. 내가 레슨 프로라는 점에서 똑같다"고 답했다. '틴컵'은 시골 골프장에서 일하는 레슨 프로가 US오픈에 출전해 우승을 다툰다는 내용이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인공을 맡아 골프를 소재로 한 영화 가운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26일 개막하는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 초청받은 그는 이번 주에 예약한 레슨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슨을 받기로 한 고객들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면서 "아내가 레슨비를 올려 받으라고 할 것 같다"고 웃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