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강경파 압박에 정부지출 삭감 백악관에 요구백악관은 정부 지출 동결 협상안으로 맞서
공화당 강경파 협상 조건으로 정부 지출 대폭 삭감 요구
매카시 의장도 백악관의 양보 압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과 야당인 공화당의 연방 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양측은 공화당 강경파가 요구하는 정부 지출 감축을 놓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재무부가 디폴트 발생 시점으로 추정한 다음달 1일을 불과 일주일 정도 남겨둔 24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백악관이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보다 정부 지출을 더 줄여야 한다"면서 "그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서 열린 공화당의 원내대책 회의에서 공화당의 보수 강경파들은 매카시 의장에게 백악관을 상대로 예산 지출 대폭 삭감하는 양보를 반드시 받아내야만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간 백아관 회동 모습 [사진=블룸버그] |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22대 213석으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고, 상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51대 49석으로 앞서고 있어서 부채 한도 상향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양측의 초당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매카시 의장은 "우리는 오늘 (백악관과의 실무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폴트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공화당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의 카린 장 피에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화당 협상단과의 논의가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가 선의를 계속 유지한다면, 합의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 피에르 대변인은 공화당 강경파가 정부 지출 삭감을 협상 타결의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디폴트를 막는 것은 양보가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세번째 만나 부채한도 상향을 위한 세번째 담판을 가졌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채 실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정부 지출 동결을 양보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매카시 의장은 공화당 강경파로부터 대폭 삭감을 요구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결국 정부 지출의 '동결이냐, 삭감이냐'가 이번 부채한도 인상 협상의 핵심 쟁점이라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