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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즈백] 고용허가제와 이민청

기사입력 : 2023년06월09일 15:30

최종수정 : 2023년10월30일 09:26

박영범 한성대 명예교수

미국 코넬대학에서 경제학 공부를 한 박영범 교수는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 노동연구원에서의 10여년의 정책연구 활동이후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한성대학교 명예교수다.

최저임금제, 고용허가제, 고용보험 주요 고용노동 정책 수립의 초기단계에 참여했고,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원장으로 이명박 정부의 '선취업후진학' 정책,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능력중심사회 구축'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지원했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 위원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영범 교수의 고용노동정책의 정책 수립 과정에 얽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고용노동시장 현실을 곱씹어 보고자 한다.

박영범 교수.

2010년 초 추운 겨울 어느 토요일 오후 필자는 윤진식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3시간 넘게 회의를 하였다. 저숙련 외국인력 도입 및 관리 체계에 대해 필자가 설명하고 윤실장이 질의하였다. 당시 대통령실은 난방비 절약을 위해 난방시설을 가동하지 않아 개인용 전열기 하나를 켜놓고 회의를 하여 매우 추웠다.

윤실장은 회의가 끝난 후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로 이원화되어 있는 우리나라 저숙련 외국인력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정부 용역으로 연구하여 제시하여 줄 것을 필자에게 요청하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용역으로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는 정책으로 반영되지는 못하였다. 윤실장이 충북 충주시 국회의원 보선을 위해 2010년 5월에 정책실장을 사임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저숙련외국 도입체계는 고용허가제(E-9 체류자격), 방문취업제(H-2 체류자격)를 두 축으로 하고 (농어촌지역을 대상으로 한) 2015년에 도입된 계절근로자프로그램,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특화형비자제도를 보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들어 올 수 있는 반면 2002년 도입된 취업관리제에서 발전한 외국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취업제도는 입국 후에 구직활동을 하고 취업을 하여서 (고용허가제로 들어 온 외국인이 소망하는) 노동허가제이다. 고용허가제는 고용노동부, 방문취업제, 계절근로자프로그램, 지역특화형비자제도은 법무부 주관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제도 개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5.30 mironj19@newspim.com

고용허가제가 20년 가까이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운영되고 있고 법무무 주관으로 계절근로자프로그램 등 새로운 제도가 전체 외국인력제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이 없이 도입되고 있다. 2022년부터 법무부 주관으로 조선업 등의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문인력 체류자격으로 분류되는) 용접공 등 E-7-3 체류자격 요건 완화의 경우 민간 취업알선업자의 과다한 소개료 착취, 불법 체류자 급증 등 폐지된 산업연수생 제도와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법무부는 장관이 공언하였던 이민청 대신 출입국이주관리청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출입국이주관리청 설립에 앞서 선결 과제가 있다. 무너지고 있는 방문취업제를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방문취업 체류자격자의 국내 체류가 2019년 22만6000명에서 2021년 10만6000명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로 고용허가제로 도입되는 외국인력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동포 근로자 상당수가 중국 등 자기 나라로 돌아가 버렸다.

[출처: 한국노동연구원]

체류관리도 부실하다. 2016년 11.3%까지 감소했던 전체 체류자 중 불법체류자 비중은 2022년 18.3%까지 급상승했다.

이민청을 법무부 산하에 둘 것인가도 논란거리이다. 필자가 10여 년 매년 참석한 OECD의 SOPMEI 회의에 어느 해 앙헬 구리나 OECD 사무총장이 예고도 없이 참석하여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였다. 노대통령이 이민청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법무부 산하에 설립을 고려한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구리나 총장은 이민청은 고용노동부 산하에 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민의 문제는 출입국 관리보다는 일자리 문제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이동 제한 등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OECD, ILO 등으로부터 다른 나라들이 벤치마킹하여야 국가주도형 외국인력 도입제도이다. 필자는 2021년에 OECD사무국 초청으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국제이주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사례를 발표한바 있다.

박영범 교수 약력= △1956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영어학·경제학 학사, 미국 코넬대 대학원 석·박사 △산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및 연구조정실장 △국가기술자격정책심의위원회 위원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노동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 △한성대 교무처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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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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