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기대보다 낮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이달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동결 전망이 굳혀진 가운데, 함께 공개될 성명서와 점도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분위기에 따라 뉴욕증시 상승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4.0% 올라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망보다 둔화된 인플레 수치에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후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1%로 봤다. 다만 7월 25bp 인상 가능성은 62.5%로, 두 달 연속 동결 가능성 35.7%보다 높았다.
한국시간 기준 6월 14일 오후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홈페이지] 2023.06.14 kwonjiun@newspim.com |
◆ 점도표·파월 회견에 '시선집중'
올해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만큼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내용과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점도표의 경우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3월의 5.00~5.25%(중간값 5.125%)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5b 인상으로 금리가 점도표상 연말 전망치까지 올라온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려면 일부 위원들의 점도표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도이체방크는 "향후 회의에서 추가 긴축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매파적 성명서가 나올 것 같다"면서 "점도표 역시 추가 인상을 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성명서에서 "추가 긴축이 적절하다"는 표현을 삭제한 점이 시장에서는 비둘기로 해석됐지만, 뒤이어 증시가 상승을 지속해 긴축 효과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에 도이체방크는 이번 성명서에 "어느 정도의 추가 긴축이 적절할지 판단하기 위해 앞으로 발표될 지표를 면밀히 살피겠다"는 식의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뒤이어 있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매파적 뉘앙스가 담길지가 관건이다. 도이체방크는 여전히 견실한 경제 지표 등을 감안해 파월 메시지가 매파쪽으로 기울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연준이 내놓을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실업률이 어떻게 조정될지도 관심이다. 앞서 3월에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0.4%, 실업률 4.5%,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3.6%를 제시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워싱턴 신화사=뉴스핌] |
◆ 美 증시 예상 반응은
미 금융전문매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도비시(완화 선호)한 인상'을 택했던 5월 FOMC에서는 S&P500지수가 랠리를 연출했으나, 이번의 경우 금리는 동결하겠지만 매파적 뉘앙스로 인해 증시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베테랑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투자자들이 기다려왔던 동결 소식이 전해져도 과거 흐름 상 증시 랠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로젠버그는 1950년 이후 14번의 금리 인상 사이클 중 마지막에 침체로 마무리됐던 적이 11번이었고, S&P500지수가 고점을 찍은 뒤 평균 6개월 반 뒤에 침체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S&P500지수가 고점서 바닥을 찍는데 평균 12개월 반이 걸렸으며, 대체로 침체가 끝나기 전에 바닥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불안감도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미국 S&P500지수는 최근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면서 1년 만에 처음으로 약세장 영역을 벗어난 상태다.
또 최근 캐나다나 호주 중앙은행이 동결 이후 인상을 재개했던 만큼 연준 역시 동결 후 인상이 확실해진다면 주식시장 내 불안 수위도 다시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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