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은 면제, '신고'는 철저한 검증?
'승인제품', '신고제품'...누가 결정했나
[경기남부=뉴스핌] 노호근 기자 =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염소화합물·4금암모늄 화합물 등 5대 화학물질을 공공방역용 '승인제품'으로 지정하고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또한 보건소를 통해 공공시설에 방역에 투입되는 업체는 필히 지정 5대물질 '승인제품'으로 소독을 한 경우에만 소독증명서를 수령하도록 강제했다.
방역소독하는 모습과 국립환경과학원.[사진=뉴스핌DB] |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립환경공단을 통해 5대물질의 6개 제품에 대해 흡입독성시헙을 의뢰해 인체에 치명적인 맹독성을 확인하고도 이를 국민들에 알리지 않고 오히려 금지했어야 할 사용법은 '권고·권장'으로 방치해 국민을 위험에 빠트렸다.
'승인제품'과 '신고제품'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듯 보이지만 의미와는 전혀 다른 반전이 있다.
'승인제품'의 대부분이 환경부 장관의 주장대로 독성시험자료의 제출이 면제되고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면제'가 된 제품이다.
오히려 한국환경공단의 흡입독성시험을 통해 맹독성이 확인됐지만 이를 숨겨왔다는 의혹을 사며 논란이 되고 있고 반면 '신고제품' 중 일부는 오히려 성능과 안전성을 상당히 갖춘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승인제품'과 '신고제품'이 뒤바뀐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국힙환경과학원의 이런 '승인·신고'가 뒤바뀐 위험한 말장난은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지난 3년간 맹독성 화학물질인 염소화합물과 가습기살균제의 주원인인 4급암모늄 화합물 등이 공공방역용 살균제로 둔갑해 아우런 조치 없이 국민들에게 사용되며 그 속에서 방치돼왔다.
환경부가 2022년 12월29일 발표한 '살균제 및 생활밀접 살생물물질 48종 승인' 보도자료. [자료=환경부] |
◆ '승인·신고' 나뉜 방역용소독제가 '5대물질' 지켜와
"(살균소독제)승인제품과 신고제품...어느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지십니까"
"환경부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이하 '안생품') 중 염소화합물과 4급암모늄 화합물 등 5대물질을 '승인제품'이라는 고유명사로 구분해 놓은 일은 코미디와 같은 일이다. 독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화학물질, 특히 환경부 5대물질의 경우에는 이미 전 세계 어디에서도 그 독성에 대해 이미 인지하며 이를 공유하고 있어 별도로 독성을 알리려는 노력를 하지 않는다."
한 전문가가 취재기자에 내놓은 코멘트다.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이름을 정하는데 그것도 장관이 결정은 하지만 단어가 주는 의미로 해석될 때 별다른 절차 없이 허가된 듯한 '신고'라는 단어와 누가봐도 특별한 절차를 거쳐 진통을 겪고 결정된 듯한 '승인'이라는 단어는 이름에서부터 주는 느낌부터가 다르다.
특히 환경부에서는 '승인제품' 또는 '장관으로부터 승인 받은~'이라는 공문에서의 표현은 이미 살균제에서 만큼은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지난 3년 동안 공공기관과 일부 시민들에게까지 '승인제품'이 국립환경과학원이 마치 '성능과 안전성'을 거쳐 승인한 안전한 제품으로 믿고 있지만 실제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환경부는 '성능과 안전성'이 면제됐다는 주장을 해와 논란이 되고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예방법') 시행규칙 [별표6] 소독의 방법'에는 환경부장관이 승인한 생활화학제품만을 사용토록 적시하고 있다.
살균·살충·쥐잡기 등의 소독에 사용하는 상품화된 약품은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제4호에 따른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살균제품 및 구제제품으로 한정한다) 또는 같은 조 제8호에 따른 살생물제품(살균제류 및 구제제류로 한정한다)으로써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제품을 용법·용량에 따라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되고 있다.
지난 1994년에 가습기 살균제는 제품 출시 이후 십 여년이 지난 후 수 천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가 발생한 대규모 화학 재해를 발생시켰다. 이후 5대물질은 약사법 이관에 따라 2019.1.1.자로 환경부로 이관돼 염소 화합물, 4급암모늄 화합물 등 논란의 5대물질은 '승인제품'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고유명사가 붙여졌다. 그 외에 신규물질로 제조된 생활화학제품은 안전성 유효성이 확인되었어도 모두 '신고제품'이 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야말로 '흡입독성시험이 없어 발생된 대표적이자 유일한 화학참사다. 당시 제조사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PHMG 제조 신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건 1996년으로, 당시 신고서에는 흡입하면 해로울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정부는 추가 독성 자료를 요구하거나 유독물로 지정하지 않아 끝내 참사로 이어졌다.
여기에 비하자면 국립환경과학원의 5대물질은 한술 더 뜬 셈이다. 전국 다중이용시설에 사용될 방역용살균제가 흡입독성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은 물론 맹독성이 확인된 뒤에도 정부와 부처가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사용을 강제했다.
특히 국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구입했던 가습기살균제와 달리 환경부 5대물질은 정부가 방역업체를 두고 공공방역에 이를 사용하도록 강제했고 오히려 방역업체에 보건소를 통해 5대물질로 소독하지 않을 시 방역확인서를 발급하지 않도록해 5대물질 사용을 강제했다.
한 종편 보도에서와 같이 거동이 불편한 요양원과 병원 등 고령의 기저질환 환자들에게 방역용 소독제를 뿌리면서 이불을 머리까지 덮게 하는 행위는 끔찍한 장면이었다.
환경부가 5대 화학물질을 특정해 이를 '승인제품'과 '신고제품'으로 구분하고 이를 공공방역과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인 병원·요양원·대중교통 등에 사용을 강제토록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환경부가 식약처로부터 이관 받은 시점부터 현재까지 행해진 실험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21년이다. 이후 국립환경공단이 흡입독성 실험을 통해 5대물질 독성이 환경부 스스로 밝히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사멸 유효농도에서 무려 2500배가 적은 극소량이다.
◆환경부 기준보다...2500배 낮은 양에도 맹독성
환경부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발생 1년이 지나는 시점에 다중이용시설 공공방역용으로 사용하던 5대 독성물질 중 6종 제품에 대한 '흡입독성' 시험을 했다.
시험에서 독성소독제를 흡입한 쥐들의 폐에서 염증과 충혈이 발생했고 일부 조직에선 궤양도 발생했다. 0.3ppm 농도에서 4시간 이상 노출된 쥐들은 모두 사망했다. 보고서는 0.193ppm 농도만으로도 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추가 시험은 없었다.
환경부가 WHO와 유럽연합 등에서 코로나19의 살균·소독제로 권고하는 유효성분과 바이러스 사멸에 효과가 있는 유효농도를 확인하라며 내놓은 그래픽에는 코로나19의 살균·소독제로 권고하는 5가지 물질(환경부 5대물질)의 유효성분과 유효농도가 공개되어 있다. 여기서 유효농도란 바이러스가 사멸하는 농도를 뜻하는 것으로 최소 농도 이하에서는 바이러스가 죽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시점부터 공공방역에 사용을 강제하며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에서 가장 많이 뿌려진 염소화합물과 4급암모늄 화합물(가습기살균제 주요 물질)의 유효농도 표를 확인하자면, 염소화합물과 4급암모늄 화합물의 최소 바이러스 사멸 유효농도는 둘 다 500ppm으로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바이러스 사멸 유효농도 기준이다.
국립환경공단에서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시험 농도는 0.3ppm과 0.193ppm으로 환경부 유효농도에 비해 무려 2500배나 적은 소량이다. 그럼에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독성이 확인된 샘이다.
바이러스 사멸 유효농도보다 무려 2500배나 적은 극소량의 농도임에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결과로 실험쥐는 4시간만에 모두 사망했다. 실험쥐가 사망에 이른 농도는 0.193ppm이다.
정부는 이런 맹독성 소독제를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인 요양원, 병원, 학교, 지하철, 공공기간 등 대중교통 등에 3년 내내 사용했다.
[서울=뉴스핌]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교통공사 방화차량사업소 차량기지에서 방역용 소독제를 환경부가 승인한 표면 소독용으로 올바르게 사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역 현장을 둘러보고 "소독제를 공기 중으로 분사하지 말것과 작업 시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사진= 환경부] 2023.05.26 photo@newspim.com |
◆ 책임은 누가?… 오직 '분무·분사 방식 사용 금지'만
이같은 '승인물질(제품)'로 분류된 5대물질은 그 독성을 확인하고도 사용을 중지하지 않고 오히려 공공방역에 사용을 '강제'했던 사실은 경악할 일임에도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그 의미가 희미해져가고 있다.
정부와 해당 부처는 현재까지 이렇다할 조치 없이 다만 '방역용소독제의 공기 중 분무·분사 방식 사용 금지 등 안전사용 안내'라는 공문 한장만 덩그러니 내놓고 있다.
최소한 이렇게 '승인제품', '신고제품'과 같은 말장난에 지난 3년간 우리 국민들에 끼쳤을 맹독성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와 이에 대한 원인규명 그리고 분명한 책임소재의 규명과 재발 방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소독제 '승인, 신고' 국민 위험에 빠뜨린 '말장난'" 반론 보도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2023.6.18.자 <[기자수첩] 소독제 '승인, 신고'... 국민 위험에 빠뜨린 '말장난'>이란 제목의 기사에 관하여, 환경부는 "방역용 소독제는 제품의 제조·수입자가 승인신청하는 경우에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이 평가하여 승인하는 것일 뿐, 과학원이 임의로 승인제품을 지정할 권한도 없으며 지정하지도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과학원은 "방역용 소독제를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이 아닌 '물체표면 소독용'으로 한정해 승인했으며, 소독증명서 수령은 질병관리청이 소관하는 「감염병예방법」에 규정된 의무로 과학원이 5대 물질로 소독증명서를 수령하도록 강제한 바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한편 "흡입독성값과 소독제 유효농도는 단위가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농도인데 단위환산을 잘못한 것이며, 독성값과 제품의 용법·용량에 따라 사용했을 때의 안전성(인체 치명여부)은 명백히 달라 동물시험독성값만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과학원은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