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강제 해촉에 반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는 심의 회의가 결국 파행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소속 근로자위원 8명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 모두발언 직후 "정부가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모두 퇴장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한국노총이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 앞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 및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3.06.27 yym58@newspim.com |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위해 고공농성을 벌이다 경찰의 과잉 폭력 진압에 의해 구속된 김준영 노동자위원에 대해 사상 초유의 강제 해촉을 제청했다"면서 "김준영 위원 강제 해촉과 관련해 한국노총은 대단히 잘못된, 있어선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한 표시한다"고 밝혔다.
류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그 어떤 외부적 요인에도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 위원회의 독립성, 자율성, 공정성도 이제 무너졌다"면서 "김준영 위원의 해촉 사유는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으로서의 품위 손상이다. 하지만 그간의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최저임금위원회의 품위를 손상한 사례는 여럿 존재했다. 그런데도 현재의 노동 탄압 국면 속 법정구속상태인 김준영 처장만의 불리한 여건을 악용해 강제 해촉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사무총장은 또 "고용노동부는 어제부로 김준영 위원을 대신할 신규위원 추천과 관련해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도 김준영 위원과 공동불법행위자란 대단히 무례하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신규위원으로의 위촉을 또다시 거부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노총이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최대한 협조하며 대화를 통한 절차에도 정당성 있게 응했음에도, 온당치 않은 이유와 비상식적인 노동부 행태 앞에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면서 "한국노총은 이번 일을 절대 잊지 않겠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가며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관계부처와 관계자에 대해 추후 엄중한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류 사무총장은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에게 "이미 여러 차례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공 동수원칙, 그리고 김준영 위원의 무죄원칙에 입각해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신 만큼, 현재 기울어진 협상장을 바로잡아 주시고 하루빨리 회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양대노총이 22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을 공개하고 있다. 2023.06.22 swimming@newspim.com |
류 사무총장은 끝으로 "한국노총은 얼마 남지 않은 법정심의 기한 내 최저임금 수준 논의에 최선을 다하려 했지만, 최저임금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의 노동 탄압 폭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최저임금위원회에 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며 "향후 최저임금위원회 참석에 대해 앞으로 숙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통보했다.
이어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지난 회의에서 노동부의 최저임금위 운영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와 관련해 항의한 바 있다"면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돼야 하는 것인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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