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 영향력 행사한적 없어"...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9일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오전 9시40분경 법원에 도착한 박 전 특검은 "먼저 여러가지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재판부에 사실을 성실하고 진실하게 진술하겠다. 진실은 곧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 영향력 행사한 적이 정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전 특검은 단호하게 "없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서울=뉴스핌]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2017년 8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 제공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8.07. leehs@newspim.com |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26일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12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참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해주는 대가로 대장동 토지보상 자문수수료, 대장동 상가 시행이익 등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박 전 특검은 같은 해 4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을 대가로 5억원을 받고 50억원 상당의 이익을 약속받은 혐의도 받는다.
당초 우리은행은 대장동 사업 공모 당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내부 반대로 무산되자 대신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내고 PF 대출에 참여했다. 우리은행의 PF 참여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 전 특검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박 전 특검이 받기로 한 뒷돈의 규모도 200억원 상당에서 50억원으로 줄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이자 공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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