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애플이 지난달에 공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생산 목표를 40% 이하로 줄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비전 프로의 조립 업체인 중국 럭스셰어 관계자는 내년에 40만개 미만을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렸고, 비전 프로에 특정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2곳의 관계자들은 애플이 13만~15만개에 해당하는 부품 수량만 주문했다고 전했다.
당초 애플이 내부에서 목표로 잡은 비전 프로의 첫 12개월 판매 목표는 100만개다. FT는 "소량으로 감소한 생산 전망치는 생산 규모 확대에 대한 애플의 부족한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6월 5일에 신제품을 공개하고 본격 판매를 내년 초로 미룬 것도 공급망 차질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실제로 FT가 취재한 럭스셰어는 비전 프로를 조립하는 유일한 업체다.
특히 비전 프로의 스크린 생산이 발목을 잡는다. 비전 프로에는 2개의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는데 생산이 까다롭다. 헤드셋 이용자가 외부를 볼 수 있으면서 내부에서는 고해상도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제조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는 비전 프로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기도 하다.
기술 컨설팅 회사 D/D 어드바이저스의 설립자 제이 골드버그는 논란이 된 3500달러 가격표도 결국 생산 비용 비효율성과 낮은 제조수율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전 프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소비자 기기 중 가장 복잡하다"며 "비전 프로에는 생산 확대에 시간이 걸리는 많은 기술들을 내포하고 있다. 애플이 판매 첫 해에 큰 돈을 벌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비전 프로보다 저렴한 헤드셋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비전 프로 판매 목표치를 낮춘 상황이라 저렴한 버전 출시 계획도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한정된 생산 규모에 비전 프로가 불티나게 팔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제이슨 로우 애널리스트는 "충성도가 높은 애플 팬들과 미국의 고액 자산가들에 의해 제품이 곧 매진될 것"이라며 "애플이 내년에 약 35만대를 생산하고 5년 후에는 1260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비전 프로. [사진=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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