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례적 부사장급 인사...CTO 교체 등 개발초점
HBM·파운드리 초격차 기술 개발둔 전략적 조직쇄신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반도체 혹한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 기술 개발에 방점이 찍힌 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D램, 파운드리 등 반도체 산업 분야에 초격차 기술을 둔 기업 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 개발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CTO 교체 등...기술 방점찍힌 DS부문 인사
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DS사업부는 인사를 전략마케팅실에서 근무하던 황상준 부사장을 D램 개발실장으로 임명했고, D램 개발실 산하 설계팀장에는 오태영 부사장, 선행개발팀장으론 유창식 부사장을 선임했다. D램 개발실은 삼성전자 반도체 주력제품인 D램 차세대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
이번 인사를 통해 D램 개발실 조직은 세분화 됐는데 기존에는 D램 개발실 산하에 D램설계 1팀, D램설계 2팀, I·O팀, 선행개발팀으로 나눠졌다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선 D램 개발실 아래 설계팀과 선행개발팀으로 분리하고 설계팀을 3개 그룹으로 두며 세분화 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교체됐다. 정기태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이 새 CTO로 선임됐는데, 정 CTO는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 출신이다. 파운드리 사업부 기술개발실장 자리에는 구자흠 부사장이 낙점됐다.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 DS사업부 인사에 대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및 메모리, 파운드리 공정 전반적으로 엑티브하게 기술 개발을 이끌어내려는 포석"이라며 "올해 상반기 어려웠던 탓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격차 기술, 먼저 개발해야 '산다'...반도체 기술전쟁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부사장급 핀셋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반도체 기술개발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래 반도체 기술 개발을 두고 반도체 기업 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HBM 분야다. 인공지능(AI)과 초고성능 컴퓨팅(HPC) 제품 수요가 폭증하며 D램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실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의 경우 고부가가치 메모리로 기존 메모리보다 5~6배 비싸 수익성이 좋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SK하이닉스 점유율은 50%, 삼성전자는 40%다. 양 사는 2013년 이후 HBM 시장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2세대 HBM 개발로 선두 자리를 차지한 사이 SK하이닉스가 3세대, 4세대 HBM 개발에 성공해 선두 자리를 뺏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내년 5세대 HBM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는 가운데, 먼저 개발에 성공한 곳이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TSMC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 2나노미터 공정에서 모바일 칩 양산 계획을 밝혔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를 따라잡기 위한 반도체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에서 TSMC 점유율은 58.5%에서 60.1%로 올라갔지만, 삼성전자는 15.8%에서 12.4%로 오히려 떨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최근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꺾고 1위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상반기 적자폭이 컸던 만큼 하반기엔 이를 타파할 변화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번 인사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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