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탈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손수 약도를 그리거나 법정 교도관 자리 배치까지 외우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6일 "김봉현이 굉장히 치밀하게 (탈옥을) 준비했다"라며 "(김 전 회장이) 자기가 다녔던 법원이나 검찰청의 호송통로를 다 기억해서 약도로 정리해 둔 자료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약도에는 흡연구역과 CC(폐쇄회로)TV 미설치 구역 및 구치소 내부 구조 등이 상세히 기록됐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출정하면 보통 검찰에 저녁까지 조사 받으면 식사 시간 몇 시부터 몇 시까지고 교도관이 몇명이 빠지고 이런 것들도 메모했고 법정에서 교도관이 어디 앉아있는지 보고 복기해서 메모하고 그랬다"며 "굉장히 치밀했다"고 말했다. 총 27장에 달하는 문서는 김 전 회장이 직접 연필로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라임 사태'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탈주 계획을 도운 혐의를 받는 친누나 김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2023.07.06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같은 구치소 수감자와 수감자의 지인을 도주원조죄로 입건할지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가담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또 도주 계획의 유출 경위와 친누나 외 추가 조력자도 수사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수감자 메모는 접견 변호사를 통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외부 반출이 가능하다"며 "어떤 방법으로 반출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했다.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아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심 재판을 받으러 출정할 당시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도주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김 전 회장은 이를 위해 같은 구치소 수감자에게 탈옥 성공의 보답으로 2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밖에 있는 친누나 김모(51) 씨가 수감자의 지인인 A씨를 만나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넸지만 A씨가 이를 검찰에 알리면서 계획 단계에서 무산됐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피구금자도주원조미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의 누나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김씨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