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북한

속보

더보기

[뉴스분석] "팩트 무시하고 막말까지"...北김여정 왜 좌충우돌 하나

기사입력 : 2023년07월11일 11:36

최종수정 : 2023년07월13일 15:04

잇단 담화로 "미 정찰기 침범" 비난
오빠 김정은 후광없고 안하무인 행동
"전면 나서 의도적 긴장 조성" 분석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여정이 좌충우돌하고 있다. 오빠 김정은의 후광을 업고 권세를 부리는 수준을 넘어 공식 담화까지 내면서 민감한 군사⋅안보 현안까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배타적경제수역(EEZ) 등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기본 이해조차 부족한데다 정제되지 못한 어투와 감정적 대응까지 드러나 한미 군사⋅외교 당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2일 식수절을 맞아 평양 화성지구에서 제2차 초급당 비서대회 참가자들과 나무심기 행사를 했다. 왼쪽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은 11일 아침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미군 정찰기의 북측 지역 진입을 주장하며 "무단 침범 시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은 "지난 10일 미 공군 전략정찰기는 5시 15분부터 13시 10분까지 강원도 통천 동쪽 435㎞~경상북도 울진 동남쪽 276㎞ 해상상공에서 조선 동해 우리 측 경제수역상공을 8차에 걸쳐 무단침범하면서 공중정탐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여정이 침범의 근거로 내세운 '조선 동해 경제수역'은 다른 나라 선박이나 항공기의 통항(通航) 및 상공 비행의 자유가 허용되는 EEZ 구역이다.

조업이나 적대행위 등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무해통항권이 국제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김여정은 이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면서 EEZ 내의 미군 정찰기의 운항까지 격추하겠다는 도발적 언사를 쏟아낸 것이다.

더욱이 한미 군 당국은 미군 정찰기가 북한의 해당 지역에 진입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미군의 정찰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굳이 북한 인접 지역으로 들어가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붉은 사각형)가 지난 3월 19일 한미 공군의 F-35A, F-16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그런데도 김여정은 정찰기 침범을 주장하며 한미 당국과 감정싸움까지 벌이는 모양새다.

앞서 10일에도 김여정은 담화를 내고 미군 정찰기의 북측 지역 침범을 비난했는데, 당시에는 "새벽 5시경부터 미 공군 전략정찰기는 또다시 울진 동쪽 270여㎞~통천 동쪽 430㎞ 해상상공에서 우리 측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동부지역에 대한 공중정찰을 감행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이 이를 일축하자 9시간 만에 다시 담화를 내면서 ▲울진 동쪽 270여㎞→울진 동남쪽 276km ▲강원도 통천 동쪽 430km→통천 동쪽 435km로 구체화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침범 주장이 먹히지 않자 수치와 방향을 보다 구체화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내세우는 모습"이라며 "국가 간 또는 당국 사이의 공방이라 보기에는 유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해 12월에도 북한 위성 촬영 영상의 조잡한 해상도가 웃음거리가 되자 담화를 내고 "누가 1회성 시험에 값비싼 촬영기를 설치 하겠냐"라고 항변했지만, 전문가들이 "시험 때도 실제와 같은 수준의 촬영 장비를 써야 제대로 된 테스트"라고 반박하는 일이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17일 딸 김주애와 함께 국방성-내각 팀의 축구경기를 관람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붉은 원)이 관람석 위쪽에서 김정은 부녀를 지켜보고 있고, 현송월 부부장(붉은 사각형)이 의전을 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김여정은 미군 정찰기의 침범을 주장하는 담화에서 대남 비난까지 퍼부으면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북측 주장을 우리 군 당국이 반박한데 대해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가 미 국방성이나 미 인디아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 자처해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된 데 대해 기분이 상한 듯 "군부 깡패들", "대한민국 족속들" 등 저급한 표현까지 써가며 비방 공세를 펼쳤다.

김여정은 이번 담화부터 '남조선'이나 '남측'이란 표현 대신 '대한민국'이라고 우리를 지칭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북한이 자신들이 인정하지 않는 표현을 쓸 때 사용하는 '《 》' 기호를 씌우기는 했지만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이를 두고 대남 관계를 적대관계로 가져가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기조에 맞춘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의 박사는 "김정은이 국가주의를 지향하면서 남북관계까지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가져가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며 "하지만 김일성 시기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로 설정된 대목까지 뒤엎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1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의향에 대해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입국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방침"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는데 이를 대남기구가 아닌 외무성이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외무성 국장 김성일 명의의 담화에서 "금강산 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아무러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송 재일교포 무용수 출신 고용희 사이에 태어난 김여정은 오빠 김정은과 함께 10대 시절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했고, 당 부부장(차관급)을 맡아 의전 등을 담당해 왔다.

김여정이 미군 정찰기 침범 주장에 집착하고, 거친 대남⋅대미 비난을 펼치는 걸 두고 오는 27일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준비 중인 북한이 의도적인 긴장감 조성으로 체제 내부를 추스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해병대원 특검법' 국회 본회의 상정…與, 필리버스터로 맞불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제출한 '채 해병 특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요구서를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종결동의' 제출 24시간 후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로 중단할 수 있다. 이날 민주당이 15시 45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특검법은 24시간 토론을 거친 뒤 오는 4일 오후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415-45차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2024.07.03 pangbin@newspim.com 국회는 이날 본회의 첫 안건으로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제출된 '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전날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도중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본회의가 파행돼 불발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안이 상정되면 의사 진행 발언과 함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엄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4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공고히 했다. 당초 이들은 대정부질문 이후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여당에 맞춰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특검법을 먼저 상정했다. 무제한토론이 이뤄짐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파행됐다. 채해병 특검법이 오는 4일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15일을 꽉 채워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민주당이 당초 목표했던 채해병 순직 1주기인 7월 19일 직전에 국회 재표결이 가능한 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후 국회에 되돌아온 특검법은 재의결 필요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채우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았다. yunhui@newspim.com 2024-07-03 16:11
사진
김건희 여사, 한밤 중 시청역 참사 현장 찾아 조문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 헌화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 3일 밤 10시 50분쯤 짙은 색 치마를 입고 조화를 든 채 사고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방문은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를 알아본 시민이 사진을 촬영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3일 시청역 참사 현장을 찾은 김건희 여사.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김 여사는 현장 인근에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조성해놓은 추모공간에 헌화한 뒤 잠시 자리를 지키다 떠났다. 앞서 지난 1일 시청역 교차로에서 60대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7명이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A씨는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4-07-04 08: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