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후 2차산업 확장 공언하자 주가 급등
철강 제조 계열사 주가도 동반 상승하며 과열 조짐
포스코DX·포스코홀딩스 실적 부진도 악재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포스코가 기존 철강사업에서 2차전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시도하면서 포스코그룹 전반적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포스코그룹 내 상장 6개사의 시가총액이 90조원을 넘었다.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OSCO홀딩스의 주가는 올해 1월 초부터 6개월간 약 42% 올랐다. 같은 기간 포스코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주가는 각각 420%, 69%가량 치솟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이러한 포스코 관련주의 상승세는 포스코홀딩스가 지주사 체제 전환 후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자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1일 '2차전지 소재사업 벨류데이'에서 배터리 원료부터 핵심 소재까지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사업으로 6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그 중 양극재와 리튬 생산 목표 상향이 두드러졌다. 양극재 생산량은 기존 61만톤에서 100만톤으로, 리튬 생산량은 30만톤에서 42만 3000톤으로 올리겠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의 경우 상장사인 포스코퓨처엠 기업가치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리튬 사업은 POSCO홀딩스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그룹 관련 종목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를 포함한 계열사 2분기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2023년 2분기 포스코홀딩스는 매출액 20조 763조원과 영업이익 1조 27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 영업이익은 39%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포스코DX의 매출액도 전분기 대비 9.2%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해 철강 시황이 침체됐다는 점과 아직 리튬 등 2차전지 소재산업 성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또 2차전지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 주가가 덩달아 급등하는 현상 등 과열 조짐도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를 들어 포스코그룹의 계열사 포스코엠텍은 철강 제품 포장과 철강 부원료 등을 생산하는 철강 관련 업체인데도 주식시장에서 리튬 테마주로 여겨져 폭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포스코DX와 도금업체인 포스코스틸리온의 주가도 연일 오르는 추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테마 형성과 수급 쏠림에 의한 주가 급등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POSCO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의 차익실현 욕구로 인한 매도세도 주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올라온 만큼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가능성도 크다"며 "포스코그룹주의 주가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