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차상균·박윤영 3인으로 압축
각자 강·약점 명확해...내달초 최종 후보 확정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가 3인으로 압축됐다. 이들은 각자 '기업 운영과 재무', 'KT 내부 출신', 'AI 등 이론 전문가'라는 강점을 가지고 막판 경쟁을 펼치게 된다.
왼쪽부터 KT 차기 대표 숏 리스트에 오른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교수.(가나다 순) |
지난 27일 저녁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교수,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심층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후보 3인의 특징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상황으로 누가 유리할 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예상이다.
우선 김 전 사장은 오랜기간 통신업계에 몸담은 인사다. 다만 통신 전문가라기보다는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 솔루션사업본부장을 거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LG CNS 대표이사를 맡았다. 직전에는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력으로 인해 장기간 CEO 공백으로 흔들리고 있는 KT의 경영 상황을 빠르게 재정비할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특히 LG CNS 대표를 역임하는 동안 영업이익을 4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성과를 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통신 라이벌인 LG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내부 임직원과 융합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김 전 사장이 청와대 모 수석 등과 연관있다며 '정치권 연루'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차 교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Transact In Memory(TIM)를 창업해 세계 최초로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HANA를 개발했다. 이후 글로벌 ERP 기업 SAP에 매각한 이력도 있다. KT와는 이석채, 황창규 회장 시절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인연을 맺었다.
후보 중 유일한 학계 출신인 차 교수는 현재 KT가 집중하고 있는 AI, 클라우드 부문의 전문가인 만큼 관련분야 전문성은 확보됐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하지만 기업 경영 경험은 스타트업 창업이 전부이기 때문에 KT라는 방대한 조직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특히 현재 KT의 CEO 장기 공백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기에는 다른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박 전 사장은 정통 KT맨으로, KT 내부 지지가 탄탄한 인물이다. 박 전 사장은 구현모 전 대표와도 지난 대표 선임 과정에서 맞붙은 바 있다. 그러나 두 차례나 최종 관문에서 떨어진 점은 기대감을 낮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T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이 KT 내부 인사 출신이라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통신사를 겨냥한 '카르텔 깨기'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KT 내부 인사가 대표가 될 수 있는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한편 KT는 대표 선임 절차 이후 지속적으로 불투명한 인선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그럼에도 후보자 보호와 외압 차단을 이유로 후보자 공개를 미뤄왔다. 그러나 깜깜이 심사라는 비난이 계속되면서 명단 공개로 방향을 바꿨다.
KT는 8월 첫 주 최종 1인 대표 후보자를 확정한다. 당초 4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1~2일 중 단수 후보 공개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KT 차기 대표가 선임되지만 윤경림 전 KT 대표 후보가 주총을 앞두고 사퇴 의사를 표명한 바 있는 만큼 끝까지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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