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연말 5%대 예금 만기…자금 재조달 부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상반기 금융그룹 소속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고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우리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소속 저축은행은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31일 신한·우리·하나·KB·NH농협금융그룹 등 5대 금융그룹이 공개한 지난 상반기 실적을 보면 각 금융그룹 소속 저축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신한금융그룹 소속 신한저축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217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21.7% 감소했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저축은행 순이익은 145억원에서 26억원으로 1년 사이에 82.1% 줄었다. 같은 기간 NH금융그롭 소속 NH저축은행 순이익은 151억원에서 9억원으로 94% 감소했다.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저축은행도 있다. 우리금융그룹 소속 우리금융저축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9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6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KB금융그룹 소속 KB저축은행 순이익은 같은 기간 154억원에서 -11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7.31 ace@newspim.com |
지난 상반기 저축은행 순이익이 악화한 배경에는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있다.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고객 예금 유치만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수신 잔액을 늘리려면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나 이 경우 자금 조달 비용도 불어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1년 만기 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4월1일 3.77%에서 이날 4.03%까지 올랐다.
자금 조달 비용을 메우려면 대출 금리를 올려야 한다. 이 경우 취약차주 부실 등 연체율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저축은행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셈이다. 현재 신한·우리금융·하나·NH농협·KB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2.82~16.05%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저축은행이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인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본격화 및 다중채무자 연체율 등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실적과 건전성이 하반기에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는 특히 지난해말 고금리로 조달한 예금 만기 도래가 다가올수록 저축은행 부담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2022년 4분기에 5.3~5.4%에 조달된 고금리 예수금 비중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재조달 과정에서 금리 부담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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