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7월 원유 생산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추가 감산과 나이지리아의 공급 차질 속에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수급이 빠듯해지며 내년 국제 유가가 90달러도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 하루 2779만배럴(bpd)로 6월보다 90만bpd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100만bpd) 이후 최대폭 줄어든 것이다.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지난 6월 회의에서 자발적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으며, 사우디는 이 같은 합의에 따라 7월 100만bpd 감산을 약속했다.
통신은 사우디가 100bpd 감산 약속을 대부분 이행함에 따라 7월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주요 원유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나이지리아는 포르카도스 원유 수출터미널에서의 잠재적 누출로 인한 생산 차질에 7월 원유 공급량이 126만bpd로 6월에 비해 13만bpd 줄었다.
'아프리카 최대 원유 생산국'인 리비아에서도 근로자들의 시위로 샤라라 유전 가동이 일시 중단되며 7월 생산량이 110만bpd로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원유 공급을 줄이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수출량을 유지해 오던 러시아마저 7월 원유 수출량을 300만bpd로 7개월만에 최저로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움직임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 속 7월 국제 유가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원유 시장 트레이더들은 사우디가 조만간 자발적 감산 조치를 9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시장의 공급 부족 조짐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의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에너지 에스팩츠의 크리스토퍼 하인스 분석가는 "8월 말에는 올 상반기 재고량이 바닥날 것"이라며 "사우디의 감산이 공급 부족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OPEC 모두 올해 원유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계속 이어질 경우 내년 2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93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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