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서울시교육청,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합동조사 결과' 발표
'연필 사건' 피해자 학부모로부터 민원 전화 확인
알려주지 않은 휴대전화 번호, 학부모가 안다는 사실에 불안
학기 말 업무량 많아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 A씨가 올해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가 근무했던 교실은 '수업공간 부족'으로 다른 교사들이 선호하지 않았던 교실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사건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점 등을 고려해 교육부 2명, 서울시교육청 3명 등으로 합동조사단을 꾸려 약 2주 동안 조사해 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7.29 mironj19@newspim.com |
우선 교육당국은 A씨가 사용한 교실이 '무작위 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는 A씨에게 수업 여건이 좋지 않은 교실을 (고의로) 배정했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학급에서 벌어진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해 A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학부모에게 무단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교육당국은 '알려주지 않은 휴대전화 번호를 해당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던 것도 확인했다.
앞서 A씨 학급의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 학생 이마를 긋는 사건이 발생한 후 피해자 측 학부모가 수십통의 전화를 했다는 동료교사의 증언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동료교사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만 사건 발생 초기에 학교 측에서 발표한 입장문에 '연필사건' 내용이 삭제된 경위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의 재검토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서이초는 '해당 학급에 신고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은 없었고, '연필 사건'으로 불리는 학생 간의 사안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공개한 바 있다.
'학급 내 부적응학생 생활지도 및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을 한 학생으로 인해 생활지도에 어려움 있었던 점도 확인됐다. 학기 말에는 업무량이 많았던 점도 확인됐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교단에 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교사의 죽음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공동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서이초 교원 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실시됐고, 41명(63%)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가 월 1회 이상 학부모 민원·항의를 경험했으며, 6명은 월 7회 이상 경험하기도 했다. 약 49%는 교권침해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추모 기간을 서이초 헌화 공간에 이어 오는 28일까지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 25일 오후 빼곡한 애도의 글 보드 판 2023.07.25 leemari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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