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압성 요실금' 일회용 의료기기 '유리노' 출시
국내 200만명 고객 타깃…해외 시장도 노린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웃을 때조차 소변이 샐까 걱정해야 한다면 어떨까. 배에 조금만 힘을 줘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복압성 요실금'을 앓는 사람들은 운동이나 사회생활을 할때 신경을 곤두세운다. 소변이 소주 여러 잔 용량까지 나올 수 있는 복압성 요실금은 여성의 경우 30대 이상 연령대의 40%에서 발병한다.
림헬스케어에서는 복압성 요실금을 치료하고자 의료기기 '유리노'를 출시했다. 김계환 교수가 20년간 연구해서 만든 치료기기가 이달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유리노'는 착용하는 동안 요실금을 방지할 수 있는 일회용 의료기기다. 생리컵처럼 질에 삽입해 소변이 흐르는 걸 막는다. 질 근육이 약해지고 그 위쪽에 있는 요도가 흔들리면서 소변이 나오는데, 질 안쪽에 유리노를 받칠 경우 요도를 탄탄하게 지지해줄 수 있다는 것.
[사진=림헬스케어] |
복압성 요실금을 위한 치료법은 많았지만, 림헬스케어는 유리노가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자평한다. 케겔운동은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요실금 패드를 착용해도 냄새가 날 수 있다. 수영장이나 골프장 등에서 옷을 갈아입을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패드를 보이기 때문에 자존감 문제도 겪는다.
현재로서는 그물망과 비슷한 형태인 '메쉬'(mesh)를 감아 요도를 지지하는 '중부요도 슬링술'이 효과가 가장 좋지만, 일부 부작용 우려도 있다. 반면 유리노는 변화가 대번에 눈에 보이면서도 수술 등 번거로운 방법을 쓸 필요가 없다.
임상 데이터도 우수하다. 유리노를 찬 39명 중에서 34명의 소변량이 50% 이상 감소해 87.2%의 성공률을 보였다. 전유문 림헬스케어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한 기준이 76%였는데 이를 훨씬 상회한 결과값이 나왔다"며 "6개월이라는 빠른 기간 내에 임상을 마무리했으며,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에서도 특별한 보완없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며 긍정적인 면모를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지난 7일 전유문 림헬스케어 대표이사가 사무실에서 유리노를 소개하고 있다. 2023.08.14 hello@newspim.com |
생소한 의료기기지만 전유문 대표는 판매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유문 대표는 "환자가 700만 명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받는 사람이 4만 명에 불과한 건 창피한 질병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따라서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서 판매하거나, 여성들이 많이 모인 공간에서 판매하는 등의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만 명 정도의 고객을 타깃하겠다는 게 림헬스케어의 목표다.
국내에서의 수요를 잡은 이후에는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10월쯤 FDA에 신청하면 내년 상반기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허가를 받은 기술문서 등을 활용해 동남아권 및이슬람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보수적인 사회인 만큼 여성들이 비뇨기과나 산부인과에 가는 걸 어려워하는 만큼 비대면으로 팔게 될 경우 잠재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미국과 유럽 회사에서도 유사 제품을 내놨지만 유리노는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다. 비교한 5개 제품 중 4개 제품이 재사용용이기 때문에 비위생적일 수 있고, 불편하다는 것. 유럽 등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전유문 대표는 "유럽 허가(CE)는 국내시장 기반을 다진 후 내년 상반기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림헬스케어의 장기적 목표는 비뇨의학 종합 비즈니스다. 유리노에서 조금 더 나아간 '급박성 요실금 치료패치'는 남성까지 타깃할 계획이다. 전유문 대표는 "스마트 원격진단과 초소형 내시경 시스템, 방광표적 약물전달까지 계획하고 있는데 비뇨의학만으로도 의학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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